서천군은 여성 상위시대
서천군은 여성 상위시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3.30 00:00
  • 호수 3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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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부터 군청 앞에서 ‘끝장 투쟁’ 천막농성에 돌입한 서천군 대중교통운송업체인 서부교통운수의 노동조합(서부노조)이 30일 군청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시위대는 노조원 20여명에 지원 나온 사람까지 50여명 안팎이었다. 이런 시위대의 군청 진입을 막기 위해 서천경찰과 대전에서 출동한 전경 1개 중대가 배치됐다. 시위대 숫자보다 많은 경찰, 전형적인 ‘밥보다 고추장이 많은 집회’ 현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군청현관에서 군수실로 올라가는 계단을 여직원들이 막고 서있었다. 언뜻 보아도 하위직 또는 신규직원들이었다. 군수는 무엇이 무서웠을까.

서부교통 사태는 2003년부터 불거진 경영부실이 임금체불로 이어지면서 시작됐다. 와중에 사측의 불법 차량감축은 벽지노선 운행중단과 감소, 운전기사들의 부당해고로 이어졌다. 노동자들은 집회와 홍보를 통해 사측의 부당함을 알렸고, 이 과정에서도 사측은 사사건건 명예훼손이나 폭행으로 노동자들을 법정으로 불러내고, 해고하는 방법을 택해왔다.

서천군은 서부교통에 대해 사기업이지만 ‘농어촌 대중교통’이라는 공공성을 인정해 여느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각종 보조금으로 해마다 5억원 내외를 지원해 오고 있다. 이에 반해 해마다 운행하는 버스와 운행노선, 운행횟수는 감소하는데 보조금은 늘어가고,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서천군이 업체가 요구하는 대로 돈만 내주고 관리는 안 해 돈이 새고 있다는 의혹이 짙어졌다. 주민감사청구 감사결과 관리감독을 수년 째 한번도 안한 것이 지적된 바 있고, 올해는 경찰조사결과 회사가 돈은 썼는데 어디다 썼는지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서천군은 서부교통 사태에 대해 신경 쓸 만큼 쓰고 돈도 쓸 만큼 쓰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속내를 알아볼 만큼 알아보고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은거라면 그 책임은 더욱 크다. 지금 서부노조와 시민단체는 군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겪이라 책망하는 것이다. 아뿔싸! 10년 이상의 경력자가 150만원 내외의 임금을 받으며, 그것도 수시로 체불되고, 현재 노동자 1인당 평균 임금체불액 1,300만원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악덕사주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그 속내를 알아보지 않거나, 알면서도 돈을 퍼주는 자치단체는 없기 때문에 서천군, 군정 책임자 군수의 실정이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비난받아 마땅한 군수실(당시 군수는 출타 중이라 했음)을 지키기 위해 여성 공무원들의 능력을 높이 사 방패막이로 세운 것이다.

혹, 군수가 지은 죄가 많아 어린아이처럼 두려워 모성본능적인 보호막이 필요했다면, 차라리 미혼에 비해 용감하고 경륜 있는 기혼여성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던가, 자신의 어머니와 아내를 앞세워야 하지 않은가.

아직은 복종에 익숙한 저항력이 없는 애띤 여직원들을 내세운 것은 어떤 처사인지 묻고 싶다. 양성평등을 초월한 여성상위시대의 도입인가, 사범고시에 버금가는 시험을 통과해 공무원으로 첫 발령을 받은 이들의 긍지와 사명감을 높이 산 것인가? 그렇다면 이들에게 승진의 우선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이는 야만적이고 치졸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지방공무원법’과 ‘서천군 지방공무원 복무조례’에는 ‘직무상의 명령’에 복종할 것과, 준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 그러나 직무상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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