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 버스 기다려 보셨나요?
군수님, 버스 기다려 보셨나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4.27 00:00
  • 호수 3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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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수철 대표이사

군내 유일한 대중교통인 서부교통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지 햇수로 4년째다. 버스노동자들은 해고라는 칼날에 목을 움츠릴 수조차 없는 처지에 놓여있으며, 40여 명의 노동자들에게 급료가 밀린 것이 무려 6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서부교통 사장의 법원 증인신문조서를 보면 감차든, 환승제든 모든 것을 군수의 승인 하에 하였으며, 그로 인한 인원감축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노선폐지나 감축운행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며칠 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의 서부교통 사장 증언에 의하면 몇 년 전 모 금고 사장을 끝으로 집에 쉬고 있을 당시, 나소열 군수가 찾아와서 “서부교통이 적자 등 경영악화로 어려워 선배께서 사장으로 취임하여 해결해줘야 한다며 나를 끌어들였다”고 했다.

정황으로 보면 나소열 군수와 상의하여 서부교통의 경영 등 정상화를 위한 모종의 밀담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고는 사장 취임 한 달 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을 무시하고 8대의 버스를 감차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등 단기간에 감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보니 노선이 일부 축소되고 시간도 간격이 두 배가 벌어지는 등 불편함이 몽땅 이용하는 승객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감차에 따른 버스노동자의 해고가 뒤따르기 때문에 사회적 불안요소를 발생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경영의 안정만을 내세우며 환승제(한번에 갈 곳을 두 번 갈아탐)로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서부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층은 대부분 노인과 어린 학생들이며, 버스를 한번 놓치면 2시간을 기다리거나 걸어가야 한다. 학생들은 학습권까지 침해당하는 등 대중교통정책을 이용하는 군민 입장에서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특히, 버스 4대의 무단감차가 05년 7월에 이뤄졌으나,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군수의 비호 하에 서부교통의 배짱 경영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사실이 대한민국 국회에까지 알려지게 되어 며칠 전에는 심상정 국회의원이 방문해 나소열 군수와 면담까지 하였지만, 나 군수는 노사간의 갈등만을 앵무새처럼 되뇌며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천군농민회에서 서부교통 관련 질의답변서를 보면 2004년도 38대 차량 중 현재 26대만 운행하고 있는데도 예비차 2대를 포함시켜 28대가 운행하는 것처럼 표기하기도 하는 등 주민의 눈과 귀를 막는 행위를 하고 있다.

또, 4년째 파행을 거듭하는데도 아직까지 “운영대책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연구 검토 중에 있다”며 참으로 안일한 행정으로 힘없는 주민의 발을 꽁꽁 묶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또다시 해고된 버스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군청 앞에 천막을 치고 노숙한 지가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출근하는 매일 아침마다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정문에서 “정상화를 시켜달라”며 애원하고 있지만 나소열 군수는 말 한마디 없이 외면하고 다닌다고 하니 한심할 노릇이다.

이제 노동자들은 가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렀으며 거리에 내몰리게 생겼다고 한다. 천막에는 엊그제 모 의원께서 쌀 다섯포대와 김치 세통을 보내주었다며 고맙지만 마음이 착잡하다고 한숨짓는다.

나소열 군수님은 버스를 타보셨나요? 버스노동자들의 심정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데 나 군수님께서는 저기 해고된 버스노동자들의 애원이 들리지 않으시나요? 또 우리 노부모님들과 어린 학생들의 불편함을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시간 있으시다면 천막에서 만나 대화 좀 하시는 것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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