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와 보리차
설사와 보리차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5.25 00:00
  • 호수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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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기 /
서해내과병원 소아과 원장

설사를 하는 아기에게 보리차를 먹이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흔히 가정에서 쓰는 구급법으로 권장할 만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가벼운 설사라면 괜찮겠지만 설사가 심할 때는 보리차를 먹이는 방법은 해로울 수 있다. 심한 탈수로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염분 농도가 낮은 보리차를 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몸의 삼투압 농도가 낮아져 뇌부종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가 심할 때 수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는 경구용 전해질 용액을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설사 치료에 중요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전해질 용액에는 포도당에 소금이 포함되어 있어 기본적인 염분과 열량을 보충해 줄 수 있다.

그러나 맛이 그리 좋지 않아 안 먹으려고 하거나 억지로 먹이고 나서 구역질을 하는 경우가 있어 먹이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아기를 잘 달래 먹인다면 탈수를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전해질 용액은 우리 몸의 염분 농도에 가까운 조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보리차나 맹물과 달리 체내 염도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없다.

아기가 갑자기 설사가 심해졌는데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거나 전해질 용액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에는 우선 아쉬운 대로 가정에서 탈수를 막을 수 있는 용액을 만들어 먹일 수 있다.

묽은 쌀죽이나 희석한 과일 주스에 물을 섞어 약 500cc정도로 만든 후 소금을 약 1/4티스푼을 섞어 먹이면 된다. 맛이 밍밍해서 아기가 싫어하면 여기에 설탕을 1티스푼 정도 넣어도 좋다. 이것도 안 먹으려 하면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이온 음료에 물을 반반씩 섞고 소금을 약 1/8티스푼 정도 섞어 먹여 본다.

설사를 하는 아기에게 스포츠 이온음료를 먹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쩔 수 없어서 조금 먹이는 정도는 허용되지만 많은 양을 먹이면 역시 체내 삼투압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설사가 심해서 탈수가 생겼다면 물의 공급과 함께 염분의 보충이 중요하다.

보리차나 이온 음료 등은 우리 몸의 생리적 염분 농도보다 낮기 때문에 탈수를 교정하는 재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아기가 설사가 심하거나 입으로 먹지 못하는 경우, 구토가 심할 때는 먹이는 방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는 링거주사라고 부르는 수액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조치하기에는 심한 경우라고 생각이 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탈수의 원인 질환을 진단받아 치료를 받아야 하고 탈수의 정도에 따른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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