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약속을 지켜라”
“서울시는 약속을 지켜라”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7.06.29 00:00
  • 호수 3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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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리, 서울시연수원 지역민 배제 항의 집회
서울시는 서천군에 떠넘기고 서천군은 나몰라
▲ 서울시 관계자들과 면담중인 월호리 주민 대표. 서면 월호리(월하성) 주민들이 ‘하이 서울 서천연수원(이하 서울시연수원)’ 개원에 맞춰 주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라며 집회를 가졌다. 월호리 한신교 이장과 주민 100여명은 26일 오후 2시부터 집회를 갖고 마을 뒷산에 들어선 서울시연수원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집회신고에 거리행진이 없었다는 이유로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오후 늦게까지 대치했다. 이번 월호리 주민 집회는 이 협약이 지켜지지 않은 데서 기인한 주민들의 분노였다. -뉴스서천 6월 15일자 참조- 주민들은 서울시연수원 진입로 입구인 마을에서 1차 집회를 갖고 오후 2시 30분 쯤 한 이장은 “서울시에서 주민 모두에게 개원식 초청장을 보내왔다”며 “개원식을 축하해 주러가자”며 경찰과 실랑이 끝에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시연수원 정문 200m 앞 지점에서 경찰이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저지해 한때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이 지점을 사수하면서 개원식 참여 차량들의 진입을 저지했다. ▲ 월호리 주민이 버스앞에 누워 몸으로 서울시 행사차량 통행을 막았지만, 경찰들이 달려들어 끌어내고 있다.

개원식 20분을 앞두고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가 나와 주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신교 이장과 김은환 청년회장, 서남원 씨 6명의 주민대표들이 서울시연수원에 들어가 서울시 곽태수 인사팀장과 면담을 가졌다.

주민들은 협약에서 주민숙원사업 해소, 지역민 우선채용을 약속했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연수원 진입로 건설이 시작된 2005년 1월 마을이 두 쪽 나고, 대형 건설장비와 화물차들이 매일 수십 차례 통행해 많은 불편을 겪었으나 서울시의 약속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참아왔다고 주장했다.

주민 숙원사업으로 마을회관 건립, 갯벌체험장 매표소 건립을 제시했다. 또 서울시가 당초 연수원을 직영한다고 했다가 위탁을 결정, 직원을 계약직으로 채용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이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이장은 “마을 주민들을 우선 채용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 위탁업체로 넘어가 모든 일이 진행돼 월호리 주민은 단 한사람도 채용되지 않고, 그나마 채용된 서천군민들은 월 80만5,000원의 급료를 받게 됐다”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곽 팀장은 “마을회관은 주민들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연수원 공사가 마무리 된 다음에 전달된 사항으로 지금 수용하기에는 곤란하다”며 하게 되면 “서천군과 반 씩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답해 주민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직원채용과 관련해서는 “서천군과의 협약대로 서천군이 추천한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고 답했다.

월호리 부녀회장은 “상수도 공사 같은 주민숙원 사업에 도움은커녕 불편을 감수한 대가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6억원을 줘서 상수도 공사를 한 것이다”고 말했다. 주민 대표들은 “분담금을 내고 상수도 공사를 했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돈을 줬냐”며 “그 근거를 대라”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금 사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니 여기서 할말이 아니다”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이 면담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됐으나 서로의 의견이 겉돌면서 주민들이 “최소한 검토해 보겠다는 정도의 책임성도 보이지 않는다”며 자리를 떠 성과 없이 끝났다.

면담이 진행되는 시간, 서울시 측은 김흥권 행정1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대폭 축소해 10분 만에 부랴부랴 공식행사를 마쳤다. 당초계획은 오세훈 시장과 시의원들, 서천군청 관계자 등이 대거 참여해 성대한 행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모두 취소한 것이다.

   
▲ 26일 개원한 서울시 연수원.

대표단의 면담 성과가 없자 주민들은 더욱 격분해 김 부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차량들을 막고 나섰다. 전재철 경찰서장과 관계자들이 설득에 나섰으나 주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6시경 전 서장은 “몇 번 얘기하면 들어야지”라며 “인도로 밀어 내”라고 명령했다. 동시에 방패를 앞세운 경찰들이 주민들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주민들이 차량을 막아서고 경찰이 주민들을 끌어내는 실랑이 속에서 부녀회원 한 명이 다리를 짓눌리는 사고가 발생,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은 “경찰이 주민들을 과도하게 밀어붙여서 난 사고”라며 누구의 경찰이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경찰이 김 부시장과 주민대표의 면담을 주선해 주민들이 서울시연수원으로 들어갔으나 변변한 자리도 없이 밖에서 이름과 소속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서울시 사업본부장이라는 사람과 대화가 진행됐다. 이 사이 김 부시장은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빠져나갔고 경찰들도 자리를 떴다. 때문에 주민들은 아무런 성과 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이날, 지역경제에 보탬이 된다며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서울시 연수원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을 공적으로 크게 홍보했던 서천군은 침묵했다. 뿐만 아니라 말단직원 하나만이 현장에 나와 동태를 살펴 주민들은 “군이 해도 너무 한다”비난하고 “서울시가 지역민을 얕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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