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고향산천
우리가 꿈꾸는 고향산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9.21 00:00
  • 호수 3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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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게 늘 소란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연말이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서천도 예외는 아니다.

장항산단 착공 하자 말자를 놓고 수년간 씨름하며 집회다 단식투쟁이다 소란했다. 또 옛 장항제련소에 지금의 주인인 (주)엘에스니꼬동제련이 ‘폐자동차 잔재물 소각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 서천군 및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었다. 장항산단은 대안사업으로 가닥을 잡았다.

폐차소각사업은 군이 불허한데 대한 사업자의 행정가처분신청 승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주민여론과 전국언론의 관심이 지대해 회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 듯하다.

더불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종천면 화산리 ‘일반폐기물 매립장’ 사업이다. 이 역시 서천군은 불허방침이고 주민들 역시 반대해 1차 사업신청이 불허됐다. 그러나 업체는 재차 신청서를 냈다. 면적을 30%로 줄인 것이지만, 그래도 화산리319-2번지 일대 12필지 28,366㎡로 전에 쓰던 평으로 환산하면 8,600평으로 만평에 가까운 대단위이다. 군이 이 신청서에 대해 이달 29일까지 가타부타 결정을 통보해야 한다.

문제는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해당사업자는 종천면에서 또 다른 폐기물매립장을 운영했었는데, 사업기간 내내 주민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군의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도 불사했던 업체이다. 매립사업은 끝났지만 지금도 궂은 날을 이용해 침출수를 유출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둘째는 일반폐기물만 매립했다는 업체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군에서 주저한다면 경찰에서 나서서 내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기존 사업장의 오염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업장을 만든다고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는 사실상 업주가 동일인으로 바지 사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못마땅해 한다. 특히 종천면 출신이지만 식구들은 수도권 어디에 두고 내려와서 고향땅을 오염시키려한다는 점이다.

군도 ‘어메니티 서천’ 청정서천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터에 이런 주민들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으로 보인다. 29일까지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기일을 전후로 해서 주민과 사업자 간의 팽팽한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서천군도 ‘어메니티’를 구현하는데 걸림돌이 많지만, 주민들 역시 자연이 준 청정지역에서 생업을 꾸려가는 데 이만저만 고달픈 게 아니다. 때문에 군이 좀더 치밀하고 강력하게 행정을 구현한다면 주민들이 거리로 나서 목 터지게 외칠 일이 없다는 불평도 나온다.

한가위가 코앞이다. 고달픈 타향살이에 지친 이들이 잠시 고향의 넉넉한 정과 평화로운 전원을 그리며 방문하게 된다. 지금은 잠시 머물다 가겠지만 앞으로는 도시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고향에 터를 잡을 이들이 많을 것이다. 더 이상 천혜 생활터전인 바다와 들녘을 훼손하는 일로 주민들이 고달파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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