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 음식문화
서천의 음식문화
  • 뉴스서천
  • 승인 2002.07.31 00:00
  • 호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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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덥다못해 차리리 찜통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날씨가 무더우면 해안을 끼고 있는 우리 지역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온다. 벌써부터 더위를 피해 찾아온, 피서객의 잡음이 이따금씩 들려온다. 갯벌에서의 마구잡이 식 조개 채취행위라든지, 쓰레기 투기 행위, 방뇨 또는 백사장에 살짝 덮어놓는 지뢰형 변 보기는 지역 사람들을 짜증스럽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고장 서천으로 관광 또는 피서오기를 기대하는 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고장을 찾아오지만 마땅히 대접하거나 안내할 음식이 없다. 금강과 해안을 끼고 있는 우리 지역은 아구탕, 홍어회, 우여회, 복어찜 등 물고기와 관련된 음식이 발달하였다. 물론 강가나 연안을 따라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것도 서천의 음식문화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농경문화가 발달한 지역이어서 특별한 음식이 전해 내려올 법도 한데 그렇지 못한 것을 보면 요리에는 별반 관심이 없는 고장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갯가에 나가면 언제든지 밑반찬을 구할 수 있어서 그때그때 쉽게 만들어 먹는 음식 문화가 발달하였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마량리 해맞이 행사가 있던 새벽녁, 매서운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내려갈 때 들이마시는 따끈한 김국 한 사발은 우리 고장의 음식 문화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생김을 넣고 간만 살짝 맞춰 끓인 김국은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단백하여 그 맛이 일품이다. 그 단순한 재료와 맛은 해변가 음식의 큰 특징일 것이다. 또 하나는 억측이지만 우리 고장은 저산 팔읍으로 아낙네들이 16세가 되면 모시를 짜는 데 매달리게 됨으로 요리에 관심을 적게 가진데서 기인한 것으로도 생각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조선시대 우리 고장에 양반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데서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양반들의 교류와 접대 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음식문화가 발달 할 수밖에 없었다. 양반가의 교류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상호 음식을 접대하는 것이다. 화합은 한다는 화(和)는 쌀을 입에 넣는 것을 형상화한 글씨이다. 서로 음식을 나누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이다. 그 대화의 주체가 조선시대는 양반이었다. 그 양반 문화가 우리 고장에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덜 발달하였다고 말 수 있다. 그 사상을 논하지 않더라고 서천에서 자랑할 만한 기와집을 가진 가문이 얼마나 있는가? 따라서 양반의 교류가 곧 음식문화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해안이나 농경지역에서 우리 고장을 대표할 만한 음식은 쉽게 찾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우리 고장에는 독특한 음식 문화가 있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개장국이 발달한 것이다. 혹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장국을 돈 받고 팔기 시작한 곳이 판교장이라고 하는데 그 근거를 찾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판교장은 백중장이라고 하여 벼농사 일을 어느 정도 마친 머슴들이 모여 즐겁게 음식을 사먹던 장이었다. 그때 주로 개장국을 사먹었다. 그것이 유래가 되어 지금도 판교 주변에 개장국집이 많이 있다. 판교는 개장국과 냉면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판교 지역을 아는 사람들은 그때 먹은 개장국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우리 고장 서천 지역에는 판교면만 개장국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마서 계동과 송산리는 개장국집이 밀집한 지역이다. 아니 여러 지역에 개장국집이 발달한 지역이 서천일 것이다. 개장국 문화는 여름철에만 판매되는 음식문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고장 서천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만 상가에서 개장국을 식사로 내놓고 있다. 다른 지역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꼭 프랑스 사람들이 우리 나라 개장국 문화를 보듯 그럴 수가 있냐는 모습이다. 그러나 개장국은 우리 고장 상가에서 아무런 꺼림낌 없이 이용되고 있다. 물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지역과 같이 통통한 돼지를 잡아서 제사 음식으로 쓰고 또는 뼈다귀를 넣고 끓인 탕으로 조문객을 접대해 왔다. 일부 지역에서만 개장국을 상가에서 접대 해왔지만 1990년대 서천 두왕리 콜레라 사건이후 개장국 문화는 더욱 증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장국을 상가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장국 사용을 금기시하는 것은 불교 문화에서 유래하였을 것이다. 목련존자의 어머니께서 환생한 것이 개이기 때문이다. 유교에서는 공자도 개고기를 즐겼고 또 제사상에도 올라갔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 지역의 여름철 음식 문화 중 독특한 음식은 개장국이다. 이 무더운 여름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고장을 찾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 고장의 독특한 개장국 문화를 소개해봄직하다. 아니 그들이 우리 고장의 개장국을 맛보고 갈 수 있도록 해변에서부터 적극 홍보를 해야할 것이다. 이에 우리 고장에서도 개장국에 대한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동안 드러내지 못한 개장국 시식회도 전국 개장국 애호가를 초청하여 열어봄직하다. 개장국은 개+장국으로 ‘개고기를 고아서 끓인 국’을 말한다. 이제 우리 고장 여름 음식의 브랜드를‘서천 개장국’으로 발전시켜 보자.

<유승광의 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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