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군산의 서천 얕보기
이유 있는 군산의 서천 얕보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3.03 00:00
  • 호수 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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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부발전의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건설문제로 서천이 다시 뜨겁다. 왜 진작 빤히 내다보이는 강 건너 군산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안타깝지만 늦게나마 군민들이 관심을 갖고 나선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2005년 서천군민들은 군산시 비응도 핵폐기장 유치를 ‘결사반대’했고 많은 노력과 시간, 물질을 들여 핵의 위험으로부터 바다를 지켜냈다.

또 지난해 서천군은 18년을 끌어오던 갯벌매립을 전제로 한 장항산업단지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생각이 다른 주민들간의 갈등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지금 장항앞바다와 갯벌은 실로 서천군민들이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지켜낸 삶의 터전이다.

아직도 산단이 들어서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서운해 하는 사람들은 지역발전이 안됐느니, 서천이 낙후됐느니 하지만 서천의 바다처럼 파괴되지 않은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군산복합화력이 건설된다면 두말 할 것도 없이 금강하구와 만나는 서해바다는 군민들에게는 더 이상 물고기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각종 어패류의 산란장이며 서천군민들의 삶의 터전에 뜨거운 물을 쏟아내는 복합화력발전소를 아무렇지도 않게 건설하고 있는 (주)서부발전이나, 이를 환영한 군산시, 또 승인해준 환경부의 처사는 납득이 가지 않을뿐더러 서천군을 깔봐도 한참 깔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들의 막무가내식 공사 강행에는 이유가 있다. 이 일에 대해 뒷북치고 나선 서천군, 또 군수의 언행은 이해하기 힘들다. 단지 환경영향평가에서 서천군 지역을 배제했다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꾸어 말해 환경영향평가를 해서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타협의 여지도 없는 일에 대해 관대하기 짝이 없다.

핵폐기장 반대 투쟁이나, 장항산단 유치 때 그렇게도 적극적으로 나서던 서천군이 아니었던가. 이 두 사안에서 원칙 없이 이기적인 행보를 보였으니 환경 재앙 덩어리 복합화력에 대해 환경파괴라는 큰 틀 아닌 행정절차 위반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 서천군정의 맹점이 있는 것이다.

2월 28일, 이런저런 현안문제로 군청 환경보호과 주관으로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임성순 정책기획실장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퇴직하기 전 반드시 골프장 하나를 유치하겠다고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기름유출사건, 군산복합화력 건설 문제로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인식해야 하는 시점이다. 게다가 군수를 비롯한 서천군 관계자들은 입만 열면 친환경 생태도시, 어메니티 서천을 말한다. 그 뿐인가 서천발전대안 사업이 무엇인가. 자연환경과 결합된 육해공 동식물의 박물관, 연구시설이 아니던가.

원칙 없는 행정과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고위 공직자가 있는 서천이라면 군산시가 얕잡아 볼만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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