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無常)함과 항상(恒常)함
무상(無常)함과 항상(恒常)함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2.28 11:34
  • 호수 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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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림 칼럼위원
우수(雨水)는 이미 지나고 경칩(驚蟄)이 가까웠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물도 풀린다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경칩까지는 안심 못한다. 경칩에도 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봄인 줄 알고 땅 밖으로 뛰어나온 개구리가 도로 들어간다는 말을 흔히 듣는 때가 요즘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봄은 봄이다. 남풍 따라 꽃소식이 북을 향해 급속히 번져 나가고 있다. 계절의 바뀜을 누가 막으랴. 문득 생각나는 말이 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석가모니가 설파한 이 진리는 이젠 상식화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항상(恒常)하기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겨울이 가고 봄이 온 것만 믿고 이내 여름이 온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와야만 가을이 오고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겪고서야 봄이 다시 온다는 하늘의 도리를 모르는 것과 다름없다.

변화를 왜 두려워하는가?  변화해야 발전한다. 변화해야 항상함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겠다. 해와 달이 항상(恒常)한 것은 끊임없이 자전하고 쉬지 않고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뱀은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 한 개인이나 단체나 나아가 나라도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쉬지않고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유연한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남의 말, 남의 생각도 이해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일찍이 퇴계(退溪)는 이렇게 말했다.

“능히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남의 생각을 따르지 못하는 것은 배웠다는 사람들의 큰 결점이다, 세상의 이치는 끝이 없는데 자기만 옳고 남은 그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  끝으로 .백거이(白居易)의  너무도 유명한 시 구절 일부를 덧붙인다.

  離離原上草 (리리원상초)

  一歲一枯榮 (일세일고영)

  野火燒不盡 (야화소부진)

  春風吹又生 (훈풍취우생)

  (우거진 언덕 위의 풀은

   해마다 시들었다 다시 피어나네                                

   들불이 다 태우지 못하나니

   봄바람 불면 또다시 돋아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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