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야기.
두. 이야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5.05 10:26
  • 호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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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림 칼럼위원
5월 2일은 음력으로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백유경(百喩經)에서 두 이야기를 뽑아 불교 교리를 음미해 보기로 한다. 백유경은 인도의 비구 "상가세나"가 여러 대승경정 가운데서 100가지의 비유(譬喩)를 가려 뽑아 편찬한 것으로 그중 98편이 전해지고 있다.


하나.자기 허물을 모르는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방안에 앉아서 밖에 있는 어떤 사람의 흉을 보고 있었다.

“그는 오직 두 가지 허물이 있다. 첫째는 성을 잘 내는 것이요, 둘째는 일을 경솔히 하는 것이다.”

그 때 마침 문 밖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장본인이 성을 내면서 방에 들어가 흉보던 사람을 움켜잡고는  "이  나쁜 놈아!" 하면서 주먹으로 때렸다.

옆의 사람이 물었다. "왜 때리는가."

장본인은 대답했다.

“내가 언제 성을 잘 내며 경솔했기에 이 자가 나를 흉보는가. 그래서 때렸다.”

옆의 사람이 말했다.

“네가 성내기를 좋아하고 경솔하게 행동하는 것을 지금 바로 나타내 보여 주지 않았나. 그런데 왜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가.”

남이 자기의 허물을 말할 때에 원망하거나 성을 내면 여러 사람들은 그의 어리석고 미혹함을 더욱 더 이상하게 여기는 것이다.

비유하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에 취해 거칠고 방일하다가 남의 꾸지람을 들으면 도리어 원망하고 미워하면서 증거를 끌어 와 스스로 깨끗하다고 변명한다.

저 어리석은 사람이 자기의 허물을 듣기 싫어하여 남이 말하는 것을 듣고 오히려 그를 때리려고 하는 것과 같다.

단순한  개인적 허물이야 옆에서 충고하고 고쳐 주면 그만이지만 요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큰 집단이 스스로의 허물을 덮으려는 게 문제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자기 과오를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 일이다.


둘, 뱀의 머리와 꼬리가 서로 다툰 이야기

어느 날 뱀의 꼬리가 그 머리에게 말하였다.

“내가 앞에서 가야 하겠다.”  머리가 말하기를,

“내가 언제나 앞에서 갔는데 갑자기 왜 그러느냐?”

머리와 꼬리는 서로 싸웠다. 끝내 머리가 앞에서 가려고 하자, 꼬리는 나무를 감고 버텼다. 하는 수 없이 머리가 양보했다. 그리하여 결국 꼬리가 앞에서 가다가 곧 불구덩이에 떨어져 타 죽었다.

스승과 제자도 그와 같다. 제자들은,

“스승은 나이가 많다고 하여 늘 앞에 있기를 좋아하지만, 제자들은 젊으므로 우리가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계율에 익숙치 못한 젊은이는 항상 계율을 범하다가 곧 서로 끌고 지옥에 들어간다.

스승과 제자 간의 갈등보다 심각한 것은 세대간의 갈등이다.

어느 노인이 말했단다.

“너희가 늙어 봤느냐? 나는 젊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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