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기본계획’은 선거용인가
‘생태도시 기본계획’은 선거용인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7.13 14:50
  • 호수 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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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6월 북유럽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오직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열린 인류 역사상 첫 국제환경회의에서 세계 113개국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인식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데 합의하고 환경적 위협에 맞서 전세계적인 협력을 약속하는 ‘인간환경 선언문’, 이른바 ‘스톡홀름 선언’을 채택하였다.

이 선언은 인간환경이 인류의 복지, 기본적 인권, 생존권의 향유를 위해 필요불가결한 것이며, 인간환경의 보호와 개선은 인류의 복지와 경제적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로서 이를 추구하는 것이 인류의 지상목표인 동시에 모든 정부의 의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 공동체의 이러한 약속과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각 국가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환경보전은 늘 ‘개발주의’에 눌려왔던 것이다.

20년 후인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다시 각국 대표들이 모였다. 리우회의에서는 스톡홀름 선언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27개 항목으로 된 21세기 ‘지구환경실천강령’을 담은 ‘리우 선언’을 채택하였다. 생태도시의 개념은 여기에서 나왔다. 생태계의 균형 유지가 전제된 ‘지속가능한 개발’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것이 생태도시이다.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서천군은 올 하반기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로 ‘서천군 생태도시 발전 기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도시 조성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고 서천군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 ‘생태도시-서천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서천군의 생태도시의 명확한 정의를 확립하여 서천군에서 실행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정립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한다. 이러한 기본 계획 수립에 1억5천만원을 들여 외부에 용역을 준다고 한다. 군은 이미 5개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아놓은 상태임을 밝혔다.

이에 생태도시의 요체는 자원순환형 사회를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지 번지르르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님을 주장하고자 한다. ‘자원순환센터’라 이름 지은 비인면 관리 쓰레기처리장에 가보면 ‘생태도시 발전 기본계획’을 무색케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하나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면서 무슨 생태도시인가. 소각장에서 소각되는 쓰레기의 90% 이상이 폐비닐류이며 매립장에는 소파와 같은 가구까지 매립되고 있다. 외부에 ‘생태도시-서천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외지인들이 쓰레기 소각장을 방불케 하는 서천의 바닷가에 올까봐 두려운 마음이다.

생태도시의 정의는 이미 1992년 ‘리우선언’에서 나왔다. 이를 우리 군의 형편에 맞게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생태도시로 가는 가장 기본적인 사안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거액의 용역비를 들여가며 추진하는 이번 ‘서천군 생태도시 발전 기본 계획’에 담긴 진정성을 의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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