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살리기’인가 ‘죽이기’인가
금강 ‘살리기’인가 ‘죽이기’인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0.04.19 12:15
  • 호수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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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금강정비사업의 1공구인 서천구간이 6월 착공한다고 한다.

철새도래지, 와초, 화양, 신성지구의 4구간으로 나누어 와초지구부터 착공을 할 계획이며 총 230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시공을 맡은 회사는 지난 15일 화양면사무소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마서면 도삼리에서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까지 16km의 자전거 도로를 낼 계획”이며 “철새도래지구에는 금강하구 자연환경(철새 등)과 조화되는 16종 60여개의 조형물을 설치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녹색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철새도래지구란 현재 조류생태전시관이 있는 금강호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성리 갈대밭에서 하굿둑까지 금강 하구 구간은 전역이 철새도래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철새’하면 물속에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들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비오리나 논병아리처럼 물속에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아먹는 잠수형 오리와, 청둥오리나 쇠오리처럼 물속에 잠수하지 못하고 얕은 물가에서 머리만 물속에 처박고 수초 뿌리나 갯지렁이 등을 먹고 사는 수면성 오리이다.

서천군의 금강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월동을 하는 곳이며 큰고니, 청둥오리, 쇠오리 등 수면성 오리와 뿔논병아리 같은 잠수성 조류도 서천군 금강 구간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금강변의 수심이 얕은 곳에서 수초의 뿌리 등을 뜯어먹으며 살고 있다. 또한 강변의 논에서는 큰기러기 같은 철새들이 내려앉아 먹이 활동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곳을 서울의 한강처럼 시멘트로 싸발라 둔치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를 내고 체육공원을 만드는 것이 4대강 사업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연설에서 4대강을 한강처럼 만들겠다고 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하여 자전거 도로를 낸다 하니 이는 철새들을 내쫓는 행위일 뿐이다.

이들 새들은 사람의 간섭을 가장 싫어한다. 또한 사람이 남긴 인공 구조물은 새들에게 위압감을 주어 새를 내쫓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16종 60여개의 인공 조형물을 설치하여 새와 인간이 공존하는 녹색공간을 만든다고 하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 홍보 동영상을 통해 우리나라 강은 철새가 찾아오지 않는 죽은 강이며, 4대강 정비를 마치는 2011년이면 철새들의 낙원이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이다.

수심 6m 깊이로 준설하고 물을 채우는 4대강사업을 하면 철새들의 낙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철새 보금자리를 파괴하여 철새들을 내쫓는 환경 재앙일 뿐이다.

서천에서 벌이려는 금강정비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서천군이 자랑하고 있는 철새들을 내쫓는 사업이며 결국 금강을 죽이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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