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민자치센터에 거는 기대
사설주민자치센터에 거는 기대
  • 박노찬
  • 승인 2002.11.21 00:00
  • 호수 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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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읍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천읍은 이를 위해 현 읍사무소 건물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2·3층 공간을 활용해 노인건강교실·컴퓨터실·다목적 교양강좌실·소극장 등을 꾸며 지역 내 노인과 주부들은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유익한 공간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주민자치센터는 본래 행정자치부가 각 읍·면 기능전환을 추진하며 잉여공간을 이용해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되었으나 시행 초기부터 ‘실패한정책’‘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말이 무성할 만큼 삐걱거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천 역시 주민자치센터를 위한 조례를 제정할 당시부터 군의회의 반발로 보류를 거듭하다가 내년에야 비로소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제 과정이야 어찌됐든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구현하는 산파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이에 몇가지 당부하자면 우선 첫째로, 주민자치센터가 근본취지를 살린 채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치위원회가 지역사회의다양한 인재와 자원봉사자들을발굴해 센터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 유지들의 또 다른 감투 늘리기나 일부 명망가들에 의해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의 욕구를 제대로 실현시킬 수 없을 뿐만아니라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불신감만 조장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행정은 주민자치센터가단순히 몇가지 프로그램만을 운영하는 허깨비 센터로 만들지 말고 이왕 만든 바에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실질적 기능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지역공동체운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자주 개최하고 자치위원회와 논의할 수 있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지역 주요 현안 등에 대해자치위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흥미와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미리파악해 특화 시키고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이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동아리를 구성해 자체 후속 프로그램을 운영, 연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방만한 프로그램 운영보다는 소수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자원과 인력을 집중시켜 특화함으로써 주민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확대재생산시키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와함께 센터의 기능은 △문화여가 △시민교육 △주민편익△지역사회진흥 △주민자치 등 의 원칙 아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자치위원회 등 주민들 역시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치활동을 위한 자주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주민 스스로 관심과 참여를 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타 지역에서 실패한 정책이라 할지라도 지역의 능력과 지혜를 모으기에 따라 ‘독도 약이 될 수 있듯이’ 서천읍의 주민자치센터 운영이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쇄신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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