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성숙된 교육을 위하여
좀 더 성숙된 교육을 위하여
  • 뉴스서천
  • 승인 2002.12.20 00:00
  • 호수 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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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제는 한 해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내년을 계획할 시기가 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느끼는 것이지만 올해는 특히나 정치·사회·경제 등 전반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던 해였다. 정치적으로 대통령 선거와 대북관계, 사회적으로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의 문제와 한일월드컵, 부산아시안게임 등 참으로 크나큰 사건들도 많았다. 교육면에서도 사립학교법의 개정을 비롯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도입, 초등학생의 학력 평가 등 큰 문제가 있었다. 난 교사로서 교육을 한 번 돌아 보고자 한다.
예년에 비해서 학교에서의 학생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학생회 주관의 자치행사가 많아졌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학교 폭력이나 집단따돌림 현상 같은 것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고 가출 등으로 인한 중도탈락자의 문제, 약물 오·남용 등의 학생 비행도 많이 사라졌다. 또한 정부의 교육정보화에 대한 투자노력으로 학교의 교육 정보화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학교홈페이지의 구축, 학내전산망의 구축, 교원정보 능력의 향상 교수학습 체제의 변화 등을 가져왔다.
그러나 아직도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는 사립학교법의 개정 문제는 국회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고, 올해로 2년간 추진해온 7차교육과정은 수많은 연구학교와 시범학교를 거쳐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초등교사의 부족 현상은 농어촌으로 갈수록 심각해 기간제교사의 비율이 점차 높아져 초등교육은 갈수록 황폐해져 가고 있다.
열린교육의 수혜(?)를 받은 세대들의 학력은 더 이상 저하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평가다운 평가를 할 수가 없는 형편이고, 중학교 졸업생 수보다 턱없이 많은 고등학교 입학 정원은, 특히 서천군의 경우 ‘공부 안해도 들어가는 고등학교’를 만들어 중학생들의 학력 저하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그나마도 부족한 교육 예산은 교무행정정보시스템(NIES)의 도입, 초등학생의 전국적인 일제 평가에 쏟아 부어 버렸고, 충남에서는 겨우 2년 시행한 학교생활기록부에 의한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선발고사를 포함해서 전형 자료로 삼겠다는 2004학년도 일반계고등학교 입학 전형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수시로 변하는 입시제도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가장 절실한 청소년들의 문화 공간이 될 서천청소년수련관의 건립 문제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주민들의 욕구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곤 있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모든 문제들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현실이 어떤지를 보아야 한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여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은 빨리 처리하고,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차근차근 따져서 고쳐 나가야 할 것이요, 지켜나가야 할 것은 지켜 나가야 한다.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현장의 소리에 귀기울여 책상머리의 정책이 아닌 현장과 일치하는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며, 실제로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들도 올바른 소신과 가치관을 가지고 잘못 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 교육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신 분들은 모두 '서민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고, 교육문제 있어서도 서민들을 위한 공약을 많이 제시하였다. 그만큼 교육은 일부 특권층을 위한 교육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돈 없고 어려운 사람도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사교육비의 지출과 학교 성적이 비례하는 공교육이 황폐화되는 교육 환경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해가 밝으면 이 모든 문제를 우리 모두가 같이 고민하고 노력하여 교육이 바로 서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오재경/장항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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