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콩과 우리 민족
■ 기획 / 콩과 우리 민족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2.11.12 11:12
  • 호수 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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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실은 배 가득 찼던 ‘두만강’
원산지는 만주 일대와 한반도
품종과 음식문화도 다양

▲ 우리 콩. 한반도 남부에서는 보리를 벤 후 심어 늦은 가을에 수확하는 2모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는 4500여 종의 식물이 분포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곡류로 먹거리와 관련되는 식물로는 콩류가 으뜸이다. 콩은 그 기원지가 중국의 동북부와 만주 일대, 그리고 한반도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기슭이나 밭둑에 콩의 원조인 야생콩이 분포되어 있고 재배콩과 야생콩의 중간 형태인 반야생콩도 발견되고 있다.


콩은 초지가 풍부하지 못해 가축을 많이 키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콩에는 단백질이 40%, 탄수화물 30%, 지질이 20% 함유되어 있어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리운다. 콩 속에 함유된 지질은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으로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인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단백질도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콩 속에는 노화와 치매를 방지하는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콩의 종주국임을 알아본다.


◇콩의 유래
콩은 농사라는 개념이 없을 당시 가꾸지 않더라도 잘 자라서 인간에게 곡물을 제공한 유익한 식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콩은 인간이 최초로 재배한 작물이라 생각되며 하늘에 제사를 드릴 때 바친 음식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 예로 콩두(豆)의 모양이 제사 드릴 때 사용하는 제기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한인천제 시절에 제사를 지내는 일을 주관하던 신하의 이름이 ‘수해’인데 수를 파자해 보면 바로 콩 두(豆)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백태(白太), 청태(靑太), 서모태(鼠眸太), 유월태(六月太) 등 콩을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면서 ‘태’자를 붙이고 있는데 본디 ‘태’자는 크다는 뜻 이전에 태시(太始), 태초(太初), 태고(太古) 등에서 처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태(太) 자에 콩의 의미는 없다. 콩을 3년 동안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둔 시절을 ‘태평(太平)세월’이라고 하였다는 말 뜻도 되새겨 봐야 한다.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에 우리 민족의 일파인 산융을 침입하여 콩 종자를 훔쳐가 콩을 보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대의 본초경에는 ‘호두(胡豆)’로 기록하여 외국에서 온 식물임을 표시했다.

 

▲ 야생콩

 

◇다양한 콩 종자
종주국이라는 것을 인정 받으려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살아있는 생명체의 원산지가 되려면 품종의 다양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콩의 종주국답게 콩의 품종도 다양하다.


<색깔별>누런콩(황태), 흰콩, 검정콩(흑태), 파랑콩, 새파랑콩, 검은밤콩, 밤콩, 비둘기콩, 자주콩, 속푸른콩(속청), 비추콩(비취콩), 청태, 푸르대콩 등
<무늬별>호랑이콩, 수박태, 눈까메기콩(눈깜쟁이콩), 제비콩, 자갈콩, 대추불콩, 대추콩, 알종다리콩(종달새 알 모양), 새알콩, 아주까리콩, 선비밤콩, 등
<모양별>좀콩, 납작콩(납떼기콩), 쥐눈이콩(서목태), 한아가리콩 등
<조리 용도별>나물콩(지름콩), 밥밑콩(반미콩), 메주콩, 약콩, 떡콩, 고물콩, 파란고물콩 등
<파종기 또는 숙기별>40일콩, 올태, 유월두(유월콩), 서리콩(서리태), 쉰날거리콩(50일콩) 등
<파종장소별>보리밭콩(보리간작용), 논두렁콩(두렁콩), 갑산태, 청산태, 정선콩 등

 

◇세계 최대 콩 수출국
만주 일대를 점령했던 발해는 세계 최대의 콩 수출국이었다. 두만강(豆滿江)이라는 이름은 콩을 실은 배가 가득 찼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라 한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일제의 통계에 따르면 작은 한반도가 콩 생산량 세계 2위였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등은 일찍이 콩의 중요성을 깨닫고 콩 종자 사냥터로 한반도를 이용해 왔다. 미국이 1901년부터  1976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수천종에 이르며 그 특성을 파악하여 우량품종을 육성하여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콩 수출국 1위인 나라다. 반면에 우리는 콩류 자급률은 5% 정도에 불과하다.

 

◇콩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
오랜 콩 재배 역사를 가졌기에 우리 민족은 콩을 이용한 음식 뿐만 아니라 콩 발효와 가공에 관한 기술이 발달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두부, 순두부, 유부, 비지, 콩나물, 숙주나물, 콩국수, 콩국, 인절미, 콩잎절임, 팥빙수, 콩기름, 콩볶음, 빈대떡, 양갱, 콩자반, 두유 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콩과 관련된 속담도 많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마음은 콩밭에 있다/콩 한 알도 나누어 먹는다/콩 볶아 먹다가 가마솥 깨트린다/콩나물 시루 같다/콩 꼬투리에 물이 줄줄 흘러야 콩 풍년 든다/북풍이 불면 콩은 춤을 추고 벼는 오그라든다/가뭄에 콩 나듯 한다/소의 침이 묻어야 콩 풍년 든다/삼복에 장마지면 콩, 팥이 흉년 든다/콩으로 메주를 쑨다 하여도 곧이 듣지 않는다/콩이야 팥이야 한다/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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