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소루쟁이
■ 우리풀 이야기 / 소루쟁이
  • 김관석 시민기자
  • 승인 2012.11.19 14:04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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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궁창에서 외치는 아우성

 

마디풀과 소리쟁이속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 그 이름의 유래가 유별나다. 잎이 주름져 있어 바람이 불면 쏴아 하는 소리가 나며 또는 늦여름에 열매가 익으면 바람이 불 때 요란한 소리가 나고, 줄기가 서로 부딪힐 때 소리가 난다고 하여 소리를 내는 소리꾼이라는 뜻으로 ‘소리쟁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실제 소리쟁이는 노래를 직업으로 하는 가수를 뜻하기도 하는데 식물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소리쟁이 대신 ‘소루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소루쟁이는 물기가 있는 곳이면 길가나 밭둑, 논둑, 시궁창, 하수구 등 어디서나 잘 자란다. 숙살지기(肅殺之氣)에 모든 초목이 말라가는데도 소루쟁이는 한겨울까지 푸르름을 잃지 않는다. 높이는 30~80센티미터까지 자라며, 뿌리에서 나오는 뿌리잎은 굵은 잎자루가 달렸다. 줄기의 잎은 잎자루가 짧고 가늘며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이고 양끝이 좁다. 6~7월에 연초록색 꽃이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피고 날개가 있는 열매가 달린다. 종자가 토양 중에서 장기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토양 중에서는 80년간 살아있을 수 있고 물속에서는 42개월 동안 즉 3년 반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흔하디 흔해서 사람들이 유심히 쳐다보지도 않지만 소루쟁이는 개천을 정화하는 역할 외에 다약한 약리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을 내리고 통변, 이수, 지혈, 기생충을 구제하는 효능이 있다. 변비, 황달, 토혈, 장풍(腸風), 기능성 자궁 출혈, 탈모증, 타박상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비위 허한, 설사로 식사할 수 없는 사람은 절대로 복용하면 안되며 비가 허하여 설사하는 자는 금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옛날에 화상을 입은 구렁이가 소리쟁이에 몸을 서리어 치료하였다는 전설도 있다. 오늘도 소루쟁이는 시궁창 주변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유용한 나에게 관심을 보여달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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