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참마
■ 우리풀 이야기 / 참마
  • 김관석 시민기자
  • 승인 2013.01.21 11:23
  • 호수 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땅속을 옮겨다니는 신비의 식물 참마
▲ 마

옛날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라 한다. 두 나라가 전쟁을 벌였는데 힘이 센 나라가 약한 나라로 쳐들어가자 힘이 약한 나라 병사들은 산 속으로 도망가 숨어버렸다. 이에 힘이 센 나라 병사들은 산을 포위하고 굶주림에 지쳐 스스로 나올 때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나올 줄을 몰랐다. 산 속에서 대부분 굶어죽었을 것이라 여기고 힘이 센 나라 병사들은 경계에 태만했다. 이를 틈타 산속에 숨어있던 힘이 약한 나라 병사들이 힘이 강한 나라 병사들을 급습해 전투에 승리하고 나라를 되찾았다.


산 속에 숨어지내던 병사들은 무엇을 먹고 지냈을까. 이들이 먹을 것을 찾아 산 속을 헤매다 덩굴식물 뿌리를 캐어 먹었는데 산에서 우연히 만났다 하여 ‘산우(山遇)’라 불렀다. 그 뒤로 이 식물은 식량으로 쓰이게 되었고 허약한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좋은 약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초본성 덩굴식물이 바로 참마이다. 산에서 나는 귀한 약재라 하여 ‘산약’이라고도 부르고 산우(山芋), 서(薯)여, 선산약, 감서, 홍서, 백서, 산서, 산약서, 산저, 토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실린 서동(薯童)과 선화공주의 설화에 나타나듯 참마는 우리민족과 매우 친근한 식물이며 오래 전부터 식용했음을 알 수 있다. 참마는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나 햇볕이 잘 드는 야산에나 들에 많이 자란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싹이 터서 7~8월에 연한 녹색의 꽃이 피고 가을에 3개의 날개가 달린 바람개비 모양의 열매가 열린다. 참마의 뿌리는 둥근 기둥 모양으로 땅 속 깊이 파고 든다. 채취하려면 땅을 깊이 파야 한다. 큰 것은 땅 속 2미터까지 깊이 파고든 것도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 참마는 뼈와 살을 튼튼하게 하고 정력을 강하게 하며 귀와 눈이 밝아지며 오래 살게 하는 보약으로 이름이 높은데 이 식물의 신비스러운 생태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토종약초연구가 최진규씨는 이 산마가 해마다 이사를 다닌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참마는 5월에 새싹이 나기 시작하면서 그 뿌리가 물렁해지고 쭈그러들기 시작한다. 뿌리에 있는 영양물질을 줄기로 올려보내기 때문이다.

8월이 되어 꽃이 필 무렵이면 줄기는 4~5미터씩 길게 뻗었지만 뿌리는 바람 빠진 풍선 모양으로 겉껍데기만 땅속에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가을철 잎이 마를 때에는 새로운 뿌리로 영양분이 고스란히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 무렵 뿌리를 캐보면 원래 뿌리가 있던 곳에는 빈껍데기와 함께 뿌리 모양과 크기 그대로의 빈 구멍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참마가 해마다 이처럼 이사를 다니는 것은 땅의 기운을 흡수하기 때문으로 추정될 뿐이다.

그래서 참마의 채취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루어진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참마가 산삼처럼 수백년을 산다는 사실이다. 야생 참마는 뿌리가 굵어지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옮겨다니기만 하는데 수백년 사는 동안 이 쪽 골짜기에서 저쪽 골짜기로 옮겨간다는 말이 빈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밭에서 재배하는 마는 이처럼 옮겨다니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