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전통시장 단추 다시 끼워야…
장항전통시장 단추 다시 끼워야…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3.05.06 16:33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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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굿둑이 놓인 이후 장항의 인구가 활기찬 도시에서 현재는 1만을 겨우 넘기는 소도시로 그 명맥만을 유지해오고 있다.
장항주민들은 옛 장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국가산업단지 대신 정부로부터 얻은 것은 국립생태원과 해양박물관, 아직 착공조차 미루고 있는 생태산단이 전부이다.


서천군은 장항의 상권을 회복시키고자 깨끗한 장항읍 시가지를 조성하기 위한 지중화 사업을 비롯해 음식특화거리 조성, 옛장항역을 이용한 문화공간 창출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 일부가 죽어가는 장항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이다.


군은 창선 2리 신부락시장과 신창 2리 중앙시장의 상인들을 전통시장으로 유입시켜 상설시장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장항읍 창선리 일원에 총 55억 원을 투입, 2010년 4월 수산동과 일반동, 농산물동, 중앙광장, 주차장 40면을 갖춘 장항전통시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전통시장은 개업초기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만 것이다.


처음부터 시장 상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점포는 알량한 이권에 개입한 일부주민들에게 돌아갔고, 상인회 이사자리 하나 맡으면 좋고 넓은 자리를 배정받았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은 자리배정으로 힘없는 시장상인들은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인들은 “상인회장을 비롯한 이사 2명이 상인회 공금을 유용하거나 무단 사용했다”며 서천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로 인해 상인들 간 법정공방으로 비화됐다.


또 일부 상인들은 욕설과 몸싸움을 별여 장을 보기위해 나온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등 막장 분위기도 연출했다.
군은 “자리배정 특혜와 관련해 상인들의 의문을 불식시키고 자리배정을 받았음에도 입주를 하지 않거나 오일장만 보는 상가들을 선별을 통해 상설시장으로서의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상인회는 회장을 재선출하고 3년이란 기간 동안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상설시장은 고사하고 현재 장항전통시장은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천군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은 3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상인회 측의 반대를 무시하고 오일장만 보는 일부 상인들에게 재허가 해줬다.


상인회 측은 서천군재래시장 개설·운영에 관한 조례안 4조 2항과 5항, 상인회 정관 9조 2항과 15조 6항에 의거해 20일 이상 상행위를 하지 않은 상인들에게 재 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군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유달리 추웠던 지난겨울에도 상인들은 네겹, 다섯겹의 옷을 껴입고 연탄불 밑에서 겨울을 이겨냈다.


 오늘도 힘없고 늙은 할머니들은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커다란 건물 안, 차가운 나무상자에 앉아 오지도 않는 손님들을 기다리며 장항전통시장을 지키고 있다.
서천군은 국민의 혈세 55억 원을 투입해 장항전통시장을 조성하고도 3년이 지난 지금, 상인들에게 한푼의 사용료도 못 받고 있다고 한다.


서천군은 하루 종일 나무상자에 앉아 만원도 못 버는 할머니들에게 사용료를 받기 이전에 잘못 끼워진 단추를 다시 풀고 장항전통시장이 장항의 경제를 이끌고 상설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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