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미덕…근해안강망협회
‘상생’의 미덕…근해안강망협회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3.07.15 16:08
  • 호수 6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갈돼 가는 어족 자원 보존 위해 방류사업 펼쳐
사비 모아 꽃게·강도다리 치어 춘장대 앞바다에
▲ 김태연 서천군 근해 안강명 협회장이 강도다리 치어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고갈돼 가는 어족자원 보호와 어획량 확보를 위해 사비를 모아 방류사업에 나선 어민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홍원항에서 출항을 앞둔 69톤급 안강망 어선이 만선을 기원하며 어획에 나서는, 여느 때와는 또 다른 활기를 띤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가는 사람들은 연신 배 한쪽에 줄 지어 놓여있는 110ℓ들이 들통과 커다란 고무통을 들여다보며 밝은 표정으로 서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들의 들뜬 분위기의 이유를 짐작케 하는 현수막에는 ‘서천군 근해안강망협회 꽃게·강도다리 방류사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줄 지어 있던 통 안에는 바로 꽃게와 강도다리 치어들이 들어있었던 것.


이날 서천군 근해 안강망 협회(회장 김태연·이하 안강망협회) 회원들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실시되는 치어 방류사업을 위해 모였다.
안강망 협회는 수온 상승, 해수 오염, 각종 방조제 공사로 인한 산란장의 변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매년 어획량이 감소하자 지난해 6월 방류사업을 펼치기로 하고 협회원들이 사비를 들여 춘장대와 홍원항 앞바다에 꽃게 치어 40만마리를 방류했다. 그리고 방류사업 이후 꽃게 어획량이 대폭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천군 서부수협 꽃게 판매량 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12월까지 어획량이 활꽃게 13만6241㎏, 죽은 꽃게 9만7680㎏이었던 것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는 활꽃게 19만7001㎏, 죽은 꽃게 12만8810㎏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강망협회는 방류사업이 어획량 증가로 나타나자 올해도 방류사업을 지속키로 하고 꽃게 뿐 아니라 꽃게와 강도다리 치어 방류로 확대했다. 이에 협회 자금 2600만원, 이번 사업을 위한 특별회비 5400만원 등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목포에 있는 배양장 갈릴리 수산에서 0.7mm 정도 크기의 꽃게 치어를 사왔다. 김인규 회원은 “꽃게는 부화한 지 일주일 정도된 치어들을 방류하는데 그보다 더 큰 녀석들은 서로 싸우다 다리를 물어뜯어 방류해도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서면 출신의 갈릴리 수산 박종순 대표가 이번 방류 사업을 위해 4000만원 상당의 강도다리 치어를 기증해 안강망 협회와 뜻을 같이 했다. .
그렇게 준비된 꽃게와 강도다리 치어를 실은 어선은 전날 내린 비가 말끔히 개어 잔잔한 바다로 나섰다. 고기를 잡으러 가는 게 아니라 풀어주기 위해 출항하는 이들의 즐거운 표정은 ‘상생’에 대한 희망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날 협회 관계자들과 지역인사들은 “잘들 살아라”라는 말과 함께  40만 마리의 꽃게 치어와 10만 마리의 강도다리 치어를 춘장대 앞바다에 풀어줬다.


김태연 회장은 “매년 어획량이 감소해, 무조건 잡아들일 게 아니라 어획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 모든 어민들이 함께 잘 살아보자는 뜻에서 방류사업 추진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해온 방류사업이 아닌 어민들이 자발적으로 사비를 모아 추진하는 것으로 더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치어들을 바다에 풀어주고 돌아오면서 김수찬 회원은 “어우, 도다리 좋네요. 90%이상은 잘 살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내비쳤고 이에 최병진 회원은 “바다로 던지자마자 안으로 쑥~들어가는 것을 보니 잘 적응해 나갈 것 같다”라는 역시 긍정적인 대답으로 응했다.
그렇게 협회 회원들은 한 동안 올해도 더욱 풍성해질 어획량에 대한 희망을 나누는 것으로 이날 방류사업을 마무리 했다.

▲ 꽃게와 강도다리 치어 방류를 위해 홍원항에 모인 협회 관계자들과 지역 인사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