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111)삽주
■ 우리풀 이야기 /(111)삽주
  • 허철희/사진작가
  • 승인 2013.11.18 15:25
  • 호수 6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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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뿌리는 백출, 묵은 뿌리는 창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삽주(학명 Atractylodes japonica)는 산지의 건조한 곳에서 자란다. 온 산이 민둥산이었던 예전에는 흔한 풀이었으나 숲이 무성해진 지금은 키 큰 나무와 생존경쟁에서 밀려 좀처럼 눈에 띠지 않는 희귀종이 되었다.


뿌리줄기는 굵고 길고 마디가 있으며 향기가 있다. 1m 높이 가까이 자라는 가는 줄기는 곧게 서며 윗부분에서 가지를 친다. 어긋나는 잎은 긴 타원형이고 윤기가 있으며 잎 가장자리에 가시 같은 톱니가 있다. 7~10월에 흰색으로 피는 꽃은 암수딴그루이며 줄기와 가지 끝에 두상화(頭狀花)가 1개씩 달린다. 삽주는 한방에서 아주 귀하게 여기는 약재이다. 변산의 신선들이 즐겨 마셨다는 변산팔선주는 목본식물 4가지, 초본식물 4가지, 모두 8가지 식물을 넣어 빚은 술인데, 이 팔선주에 넣는 여덟 가지 식물 중 하나도 바로 삽주이다.


한방에서는 삽주를 백출(白朮)과 창출(蒼朮)로 구분해 부르는데 이는 뿌리의 부위에 따른 것이다. 삽주의 뿌리는 그 생김새가 남성의 고환과 남근을 닮았는데 남근처럼 길게 자란 묵은 뿌리를 창출, 이어진 땅속줄기 끝에 고환처럼 덩이져 생긴 새 뿌리를 백출이라고 한다. 즉 백출은 해마다 생겨 점차 창출로 변하게 된다. 그러니까 삽주 뿌리의 해마다 생기는 새 부분이 백출이고, 백출이 변한 게 창출이다.
요약하면 삽주에서는 백출과 창출, 두 가지 약재가 나오는 셈인데 서로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처방해 사용돼야 약재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 아래는 동의보감에 기록된 백출과 창출에 관한 내용이다.

땀을 거두는 백출과 창출

백출(白朮)은 산에서 자라며 뿌리를 약을 쓴다. 뿌리의 겉모양이 거칠며 둥근 마디로 되어 있다. 백출은 비위를 든든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고 습(濕)을 없앤다.
소화시키고 땀을 거두며 명치끝이 크게 그득한 증상,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가 멎지 않는 증상을 치료한다.


 허리와 배꼽 사이의 혈(血)을 잘 돌게 하며 위(胃)가 허랭하여 생긴 이질을 낫게 한다.
창출(蒼朮)은 달리 산정(山精)이라 하며, 길이가 손가락만하다. 삽주는 웅장하여 올라가는 힘이 세고 습을 잘 없애며 비를 안정시킨다. 몸의 상반부, 중간부, 하반부에 있는 습을 치료하며 속을 시원하게 하고 땀을 나게 하며 고여 있는 담음(痰飮)을 헤치며 풍, 한, 습으로 생긴 저림증과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가 멎지 않는 증상을 낫게 하며 수종과 창만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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