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서천근무 기피…안쓰러운 아이들
교사들 서천근무 기피…안쓰러운 아이들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4.02.24 14:36
  • 호수 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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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경력교사 20명 나가고 신규 24명 들어와
“장기근속 규정 개선, 자연스런 순환전보 이뤄져야”

교사들의 농어촌 지역 근무 기피로 인해 교육에서 소외되는 지역 학생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과 19일 단행된 오는 3월 1일자 도교육청과 서천교육지원청 인사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우선 서천교육지원청이 지난 19일 밝힌 유·초등 인사발령 사항을 보면 경력교사 20명(타 시·군 전출 14명, 타시·도 전출 6명)이 다른 지역으로 나가고 7명(타 시·군 전입 6명, 타시·도 전입 1명)이 들어온다. 또 25명이 전보되고 2명이 퇴직한다. 타 시·군으로 전출지역은 천안이 8명, 공주, 보령, 아산, 논산계룡이 각각 1명씩이며 당진이 2명으로 모두 도시지역으로 나간다. 타시·도 전출은 모두 전북지역이다.


이처럼 서천지역으로 전입해 오는 교사보다 전출 나가는 교사들의 수가 훨씬 많으며 이로 인한 공백은 신규교사로 채워져 이번에 서천지역에 배치되는 신규교사는 24명이나 된다. 충남도 전체 신규교사 인사발령 현황을 보면 총 443명의 신규교사가 근무지를 배치받았으며 이중 천안이 79명, 당진 63명, 서산 58명, 보령 40명, 홍성 37명, 논산계룡 30명, 태안 26명 순이며 그 다음이 서천이다. 공주시의 경우 시 단위 지역임에도 이번에 배치되는 신규교사는 10명에 불과하다.
한 지역 초등학교 교사는 “서천으로 오는 신규교사들은 2, 3년 근무하다 모두 천안으로 갈 생각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교사들의 서천지역 근무 기피 분위기를 전했다.


중등교사 인사의 경우 타 지역으로의 전출은 고등학교 교사 8명(국어 2명, 수학 3명, 영어 2명, 일본어 1명)과 중학교 수학교사 1명 등 총 9명이며 서천으로의 전입은 5명(수학3명, 일본어 1명, 역사 1명) 이다. 이는 초등의 경우처럼 공석을 신규교사로만 채워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문제는 전출된 서천고와 서천여고 등 인문계 고교 국·영·수 과목 교사들의 자리엔 같은 인문계고가 아닌 충남조선공고와 충남디자인예술고 교사들이 배치돼 그 동안 가르쳐온 학생들의 학력격차에 따른 교사의 역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수학과 영어과목에 교사가 부족해 전임지가 중학교인 교사들이 서천여고로 배치되면서 고등수학과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충청남도 중등인사관리원칙의 장기근속에 대한 규정을 개선해 자연스런 순환전보로 지역교육의 침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4학년도 초등교육공무원 인사관리원칙은 천안, 공주, 논산계룡, 연기군 등의 장기근속기간만 8~10년으로 정하고 있다. 서천의 경우 정원이 감축될 경우 결원요인을 상쇄하고도 발생하는 정원감축 인원만큼 타 시·군으로 전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동일학교 근속기간(5년)만을 규정하고 있다.


올해 중등교육공무원 인사관리원칙은 천안지역은 8년, 공주·아산·논산계룡시와 금산군은 10년, 부여군은 15년으로 구역별 근속기간을 정하고 구역 근속만기 교사는 다른 시·군으로 순환전보함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천은 비경합구역으로 분류, 무제한 근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으로 인해 특히 교수능력이 중요한 중등교사의 경우 지역에 연고가 있는 교사들이 지역학교에서만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자기개발에 소홀해지고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서천사랑시민모임은 “충남도교육청은 교사 순환전보 원칙을 서천지역에도 시행해 지역교육의 침체를 해소하라”고 촉구하고 이같은 의견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지역교육공동체와 시민사회 단체가 연대해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주민은 “소외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근무평점에 가산점을 주는 것뿐 아니라 정주여건을 마련하는 데에도 적극 투자해 교사들이 오고 싶은 환경도 함께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순환전보를 원하는 여러 지역의 목소리가 높아져 도교육청에서도 의견을 수렴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교사들의 생활권도 고려를 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다”고 말했다. 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발령받은 교사들도 교사들 개인의 역량 문제로 중학교에서 근무했다고 해서 실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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