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사람들
고개 숙인 사람들
  • 한기수 칼럼위원
  • 승인 2014.04.21 14:15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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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커피숍에서도, 공공장소에서도, 식사 중에도, 심지어는 화장실에서까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는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온통 고개 숙인 사람들뿐이다.


그래도 그중에는 고개를 숙이지 않은 사람도 간혹 있다. 연로하신 노인분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보다는 기계에 더욱 관심과 공유를 하고 있다. 아니 공유의 차원을 넘어 이제 중독되어가고 있다. 전에도 한 번, 지면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가정에서도 부모 자녀 간에 대화는 꼭 필요한 대화만, 그것도 간신히 하며, 휴대폰과 게임에 밀려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로 인해 불운한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까지 망각해 가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도, 새벽에 가로등도 없는 넓은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현장을 목격했다. 제일 큰 원인은 무단횡단보다도 바로 휴대폰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은 오직 휴대폰에 몰입해 있었고, 다른 사람이 나를 피해 가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화를 면치 못했던 것이다.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시선은 휴대폰에 몰입해 걸으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제 그러한 모습을 어느 곳을 가든 흔히 목격한다. 또한, 그러한 모습은 이제 젊은 사람들만의 행동이 아니기에 더욱 안타깝다.


심지어는 운전 중에도 한 손은 운전대를 또한 손에는 휴대폰을 잡고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도 흔히 보는데 그러한 행동은 자신의 불행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도 한순간에 불행의 늪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대인들은 스피드하고, 복잡한 정보화 시대에 살아간다. 또한,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찾고, 공유할 수 있는 장점도 많다. 하지만, 때와 장소는 가려가면서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공유한다 한들 때와 장소도 못 가린 채, 운전 중에도, 걸으면서도, 친구를 만나서도, 고개를 숙여 휴대폰에만 몰입한다면 그 결과는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욱 많을 것이다.


또한, 기계란 사람이 때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편리한 수단으로 이용해야지 기계가 사람을 지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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