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기업유치 ‘봇물’
지방선거와 기업유치 ‘봇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4.05.25 16:00
  • 호수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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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을 점점 줄여나가자는 운동을 하는 동국대 김익중 교수는 지난 4월 중순 서천에 와서 서천 주민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이 때 그의 강연 내용 중에는 원자력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서천 사람이라 하더라도 충격을 받을 만한 내용이 있었다. 후쿠시마에서 태평양으로 계속 누출되고 있는 방사능이 물질이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서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리 된다면 어찌 되는 것인가. 지금은 안심해도 된다지만 서해에서 나는 수산물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다면 한반도 서해안의 수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되고 서천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김양식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서천 사람들은 이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현재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전체를 보아도 침몰된 세월호처럼 수명이 다돼 자주 고장을 일으키는 고리 원자력발전 1호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서구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들이 화석에너지의 고갈을 대비해 재생에너지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자력을 수출한다며 지구촌의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이는 더 이상의 성장이나 개발을 지구의 환경용량이 허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함을 말해주고 있다. 오히려 그 도가 더욱 깊어져 우리사회를 큰 위험 속으로 몰고 가고 있음을 세월호의 참사를 통해서도 보았다. 많은 국민들이 비탄에 잠겼지만 여전히 성장제일주의는 고개가 숙을 줄을 모르고 있다.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업유치를 내세우지 않는 후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물론 그 지역 환경에 맞는 생산시설이 있어야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제가 지속가능한 경제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공장을 유치해야 잘 산다’는 70년대식 논리가 아직도 통용되고 있고 이를 근거로 서천에서도 군의원, 도의원, 군수 후보, 도지사 후보를 막론하고 기업유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때 유권자들은 이들이 외치는 구호가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30%이며 숙련된 노동자나 다른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장용지가 싸다고 해서 기업이 몰려올 것인가. 온다 해도 그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제를 보장하는 기업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각 후보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을 찾아다니며 직접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기업유치’라는 말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되물어야 하고 그 기업이 와서 우리 지역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업인지 따져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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