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 님비와 핌피에 관한 슬픈 고찰
서천의 님비와 핌피에 관한 슬픈 고찰
  • 뉴스서천
  • 승인 2003.04.25 00:00
  • 호수 17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서면 지역 일부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1천1백68t의 쓰레기를 싣고 6천마일을 방황했던 미국의 바지선 ‘모브로 4000호`의 일화가 연상된다.
모브르호가 뉴욕 근교의 작은 동네인 아이슬립을 출발한 것은 1987년 3월이었다. 아이슬립에서 배출된 쓰레기였지만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자 받아줄 곳을 찾아 무작정 항해에 나섰고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미국 남부 6개주를 전전했다. 그러나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았고 결국 쓰레기는 6개월 동안 6개주, 3개국을 떠도는 6천마일의 방황 끝에 아이슬립으로 되돌아왔다.
님비(nimby)라는 말이 미국에서 그 때 생겼다. `우리 뒷마당에는 안된다` 는 의미를 가진 `Not in my back yard` 의 각 단어 첫 글자를 이어 만든 16년 역사의 신조어다.
쓰레기소각장과 분뇨처리장, 화장장 같은 시설이 필요한 줄은 알지만 `우리 동네는 사절` 이라며 완강히 저항하는 현상이 바로 님비로 이는 어느 나라에서나 어느 지역에서나 골칫거리다.
이같은 님비와 반대되는 개념은 핌피(pimfy)다. 핌피 신드롬은 자기 동네에 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너도나도 발벗고 뛰는 현상으로 ‘제발 우리 집 앞마당에(Please in my front yard)` 지어달라며 운동을 벌이는 현상이다.
지역 개발의 호재라는 기대속에 서면지역 일원에 추진중이던 서울시 제2수련원 건립계획이 ‘제발 우리집 앞 마당에’가 아닌 ‘우리 뒷 마당에는 안된다’는 복병을 만나 주춤하고 있다.
사실 서울시 공무원수련원 유치가 확정될 경우 가장 이익을 볼 주민들은 신합리 주민들이다. 물론 주민들의 주장처럼 교통량 증가에 따른 통행불편과 수련원 건립에 따른 환경 손실은 일정 부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임에 분명하다.
물론 수련원이 무작정 이익이 되는 검증된 핌피가 아니다. 하지만 쓰레기처리장도 분뇨처리장도 아니며 더더욱 서천군의 유치가 결정된 것도 아닌데 떡을 준 것 마냥 김치국은 됐다고 하니 난감할 따름이다.
주민들의 이같은 생각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인근 해수욕장에 대한 반감을 수련원 유치 반대로 표출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임을 지적하고 싶다.
천혜의 자연경관 덕택에 주꾸미축제와 해돋이축제, 춘장대해수욕장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서면지역은 육지의 고도로 전락해온 ‘소외서천’ 가운데 유일한 ‘선택받은 땅’ 이다.
모두가 서면을 부러워하는 상황속에서 또 하나의 선택을 거부하려는 일부 주민들의 모습은 전체 주민들의 시각에선 배부른 자의 여유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10년을 넘게 끌고 있는 장항국가산업단지도 환경보호라는 명분보다는 지역 개발에 우선한다. 물론 환경보전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지금 없어서 못 갖는 자의 슬픔을 되돌아 봐야 한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는, 지역 전체의 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신중하고도 대승적인 현명함이 아쉬운 오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