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덩어리 폐타이어·석탄재
발암물질 덩어리 폐타이어·석탄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11.11 14:42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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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 양식에 사용되면 어찌 될까
콘크리트 인공 어초 조사 필요

어족자원의 산란장인 갯벌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수산업은 활로를 ‘기르는 어업’에서 찾고 있다. 서해 연안에서도 인공어초를 심는 ‘바다목장 사업’이 활발하다. 인공어초를 만드는 시멘트를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석탄재를 사용해만든다면 수산물의 안정성도 우려된다. 또한 남해 일부에서는 폐타이어를 인공어초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석탄재 시멘트와 폐타이어의 유해성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시멘트 회사들의 석탄재 수입량
석탄재는 흔히 연탄재와 같이 유해성이 없는 폐기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근래에 석탄재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02년 11월 18일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화력발전소의 석탄재가 인근의 표고버섯 재배 농가까지 날아가 생산량을 감소시켰으니 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02년 5월 1일자 <한겨레>는 ‘석탄재로 지은 건축물 우리 곁으로’라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높은 재활용성에도 불구하고 석탄재 안에는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비소(Cs)나 셀레니움(Se) 등 중금속과 다환방향족화합물이 들어 있어 석탄재 재활용제품에 대해서도 환경안전성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인제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부 황인영 교수는 “석탄재 적치장 근처 하천 등에서 수서 생물의 번식률 저하, 어린 개체의 기형 발생, 사망률 증가, 성장률 저하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석탄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석탄재 재활용제품의 환경관리 기준을 설정해 주민과 환경관리당국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는 석탄재에 대한 해외 논문도 찾아냈다.

“석탄재는 상당한 양의 우라늄(U), 토륨(Th), 라돈(Rn)과 같은 방사성 원소들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재들이 실내노출로 이어지는 건축자재로 사용될 때 문제는 심각하다. (중략) 석탄재는 동물들의 기형아 출생을 유발하며,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략)석탄재를 물 속에 넣을 때, 비소(As), 붕소(B), 베릴륨(Be), 크롬(Cr), 망간(Mn), 몰리브덴(Mo), 납(Pb), 안티몬(Sb), 셀렌(Se),  바나듐(V), 아연(Zn) 등으로 인한 심각한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국내 화력발전소들도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러한 석탄재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사업단과 한국중부발전(주)은 지난 2009년 12월 새만금산단지의 매립재로 석탄재를 활용하기 위해 석탄재 재활용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8년까지 200만㎥의 석탄재를 반출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4월 서천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석탄재를 새만금산업단지로 반출하기 시작했으나 전북지역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난해 12월까지 약 8개월 동안 43만㎥를 반출한 후 중단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시멘트 회사들은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해 시멘트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시멘트로 각종 어초를 만들어 바다목장사업을 벌인다면 여기에서 자란 수산물의 안전성은 어떠한지 정확한 조사도 없는 상태이다.

▲지난 8월 마량 해역에 설치되는 인공 어초
충남도는 올해에도 서해 연안 수산자원 조성사업으로 인공어초시설 사업, 연안바다목장조성 사업, 수산종묘방류 사업, 바다숲 조성 사업 등 4개 부문에 132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충남도가 올해 추진하고 있는 수산자원 조성사업은 세부적으로 ▲인공어초시설 8개 해역 300㏊ 45억원 ▲연안바다목장조성 5개 해역 5450㏊ 60억원 ▲수산종묘방류 5개 해역 24억원 ▲삽시도해역 바다숲조성 50㏊ 3억원 등이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인공어초시설 사업으로 1만8211㏊에 885억원을 투자해 점삼각뿔어초, 돔형증식어초, 아치형어초 등 어류용 어초와 패·조류용 어초를 시설한 바 있다. 연안바다목장 조성사업은 보령 육도해역, 서산 천수만해역, 당진 난지도해역 서천 마량해역, 태안 남면해역 등 5개 해역 5450㏊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남해안 일부에서 홍합, 굴, 멍게 등을 양식하는 데에 폐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굴, 홍합, 멍게 등의 양식에 사용되는 폐타이어

타이어 제조과정에 1급 발암 독극물만 해도 톨루엔, 벤젠, 자이렌, 다이옥신, 페놀, 스테아린산, 아연화, 유황, 망간, 크롬, 니켈, 수은, 석면, 오일 등 수십여 가지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타이어는 달리는 자동차의 고온, 고압 등의 다양한 환경을 견뎌내기 위해서 정련, 압출, 비드, 압연, 재단, 성형, 가류 등의 다양한 공정을 거치게 되며, 이 과정에 약 30여 가지의 고무와 오일, 카본블랙, 도료, 산화방지제, 화학촉진제, 첨가제 등의 유해물질들이 사용된다.

이러한 폐타이어를 바다에 넣어 굴을 양식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기름 유출 사고를 그동안 정부가 방관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특히 타이어는 제조할 때 다양한 유해 화학물질을 첨가하기 때문에 단순한 기름 유출보다 바다 생태계에 더 위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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