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었다.
중학교 선생 시절 지금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인 제자가 이런 시를 보내왔다.
꽃이 와서
저물도록 피어있네
- 철수
언제나 행복하시라는 생각에서 보내온 시일 것이다. 순간 한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나는 아내에게 이런 시를 써서 카톡으로 보냈다.
꽃은 잠시
당신은 영원히 피어있습니다.
언제나
내 곁에 피어있습니다.
아내한테서 답장이 왔다.
영원히 피어있는 꽃이 되렵니다
이것을 ‘꽃은 잠시, 당신은 영원히’로 고쳐 화선지에 옮겼다. 물론 농담이 없는 내 석야체이다. 아내한테서 몇 달 간은 칙사 대접을 받을 것이다.
누가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말했는가. 친구 따라 갔건만 눈물만 머금고 돌아오지 않았는가. 먼 곳에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멀고 가까운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 이 평범한 진리를 새삼 말해 무엇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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