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면 신흥리는 우리가족의 고향!
시초면 신흥리는 우리가족의 고향!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6.03.21 14:35
  • 호수 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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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으로 참된 삶을 설계하는 나백수·정경희 부부
양봉·체리재배로 ‘체험학습장’ 운영 계획도 세워

▲ 나백수·정경희 부부가 담소를 나누는 모습
유달리 춥고 눈이 많이 내린 지난겨울. 언제쯤 봄이 오려나? 애를 태우다 보니 어느덧 3월도 중순을 훌쩍 넘어버렸다.
3월의 따뜻한 봄 햇볕이 내려앉을 때 농부들은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농기구들을 손보며 올해 논과 밭에 무엇을 심을지 고민해야하는 농번기가 찾아온다.
정든 고향에서 농부로 살아온 이들에게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니 별다를 것도 대수로울 것도 없지만 2년 전 서천을 찾아 농부로서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 나백수씨(51)에게 서천의 봄은 아직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씨는 지난 2014년 3월, 서울생활을 접고 양지바르고 인심 좋기로 소문난 시초면 신흥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초보 귀농인이다.

나씨의 집을 찾았을 때 따뜻한 햇볕을 쬐는 강아지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염소, 꿀을 모으기 위해 부지런히 집을 청소하는 꿀벌을 보니 앞뜰과 뒤뜰에 봄의 향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나씨와 인사를 나누고 “시골생활이 힘들지 않냐?” 물으니 “힘들긴요 서울에서 살 때보다 훨씬 행복합니다”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나씨가 연고도 없는 서천에 정착한 이유는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고 아이들에게 자연에서 맘껏 뛰어놀며 제 2의 고향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제조업에 친환경유기농매장을 경영하던 나씨는 가족들과 행복을 만들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귀농을 고민하던 중 시초초등학교 인터넷 홍보를 접했고 바로 김진설 교장의 면담과 학교를 둘러본 후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 표고버섯을 살피는 나백수씨
그리고 자리 잡은 곳이 시초면 신흥리다. 지난해 처음 밭을 일군 초보 농부지만 집 앞 텃밭과 임대한 뒷산에 체리를 심고 닭을 키우는 것을 보니 제법 농부의 냄새가 풍긴다.
처음 내려왔을 때는 폐가를 정비하고 밭에 무엇을 심을지 벼는 언제 파종해야하는지 무지하던 그에게 시초초에 근무하는 구준섭 직원과 서천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은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아직 농사에 서툴지만 친환경농업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는 잡초와 해충으로 인해 큰 재미는 못 봤던 모양이다.
나씨는 “지난해 고추를 심었는데 친환경으로 재배하다보니 수확량이 적었지만 그래도 비싼 값에 팔았으니 손해 본 것은 아니다”며 너스레를 떤다.

현재 나씨가 주 작목으로 육성하는 것이 양봉과 체리농사다.
특히 밭과 임대한 임야에는 종류별 200여주의 체리가 다양한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데 앞으로 재배면적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란다.

나백수씨는 “체리는 보통 열대과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서천이 체리농사를 짓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체리가 제대로 수확되면 판매도 늘리고 학생들을 위한 체험농장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나씨가 체리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사이 국립생태원에 다닌다는 아내 정경희씨(48)가 직접 만들었다는 향기로운 차를 마당으로 갖고 나왔다.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집에 살려니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정경희씨는 “불편하고 싶어 내려왔는데 전혀 불편하지가 않아요”라며 웃는걸 보니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정씨는 “도시는 소비하는 삶이라서 인간다운 삶을 찾기 힘들어 생산하는 삶을 살고자 농촌에 내려왔다”며 “이제는 열심히 일하라고 계절이 나를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시에서는 그저 시키는 일만 하는 노예나 다를 바 없었다”며 “내가 생각하고 움직이는 능동적인 삶, 내 자신이 주인인 삶은 나와 내 가족에게 큰 행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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