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청사 건립’에 주민 뜻 반영해야
사설/‘신청사 건립’에 주민 뜻 반영해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6.11.16 14:18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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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주체, 즉 주인이 백성들이라는 개념은 월남 이상재 선생에게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남 선생은 백성들의 권리를 왕권의 상위개념으로 받아들였다. 또 관료는 임금의 신하인 동시에 백성의 종이라고 표현했다. 1898년 3월 만민공동회에서 월남 선생은 백정 박성춘이 만민공동회에서 연설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이러한 사상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독립신문에 실린 다음 글은 이런 사상을 잘 대변하고 있다.

“몇 백 년을 두고 소위 관인이라 하는 사람들을 모두 성인군자로 믿고, 자기들의 목숨과 재산과 부모형제, 처자의 목숨과 재산을 관인들에게 부탁하여, 매년 세전을 내어 정부부비로 쓰게 하여가며 인민의 일을 보아 달라하고,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었지마는 주인 인체 아니하고, 월급주어 관인들로 하여금 주인의 일을 보아 달라 하였더니, 사환들이 차츰 변하여 상전이 되고 정작 주인은 노예가 되었다.”

1900년대 후반 신민회 활동으로 이러한 주권재민 사상은 굳어졌으며, 1919년 3.1운동후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우리나라의 국체는 이러한 기반이 있었기에 ‘민주공화국’을 선포할 수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오며 전국이 들끓고 있다. 그동안 억눌려 지내왔던 주권자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서천에서도 지난 12일 서울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전에 봄의마을 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서천군민 시국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모두 민주화를 갈망하는 외침들이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현재 서천에서 이러한 민주적 절차와 행정이 절실하다. 노박래 군수는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군민들의 지대한 주목을 받고 있는 군 청사 건립문제에 대해 그동안 견지해왔던 입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현 청사나 구 역사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 공정성과 투명성이란 군민들이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닌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뉴스서천의 여론조사에서도 군이 용역을 통해 수행한 여론조사와는 확연히 달라 의혹이 불거졌다.

주민 다수의 뜻을 사실대로 반영하기 위해 투명성과 공정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말로만 이를 외쳤을 뿐 다수 군민들은 그동란 군이 추진해온 절차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다. 신청사 건립에서 군민의 여론을 잘 반영해야 한다. 이것이 서천군의 앞날에 튼튼한 초석을 놓는 일이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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