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6, 최종회)금강하류·유부도
■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6, 최종회)금강하류·유부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2.27 01:18
  • 호수 8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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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굿둑으로 수산업 궤멸·토사퇴적 재앙유부도 갯벌 펄갯벌화 진행…도요새 생존 위협

▲ 금강 하류지역
◇더욱 악화된 금강 하류 수질

지난 6일 충남도와 세종시는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금강 수 환경 모니터링 2단계 2차년도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연구용역은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의 수질과 수생태계 등 각종 변화를 살피고, 최적의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해왔다.
올해 2단계 2차년도 연구용역 결과, 금강의 유기물 지표인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보존성 유기물 지표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강 국가하천 수질측정망 수질 자료에 따르면, 부여 백제교 지점의 경우 금강 정비 사업 전 2.9ppm이던 BOD 농도가 2015년 2.5ppm, 2016년 3.1ppm, 2017년 10월 2.8ppm으로 나타났다.
같은 지점 COD 농도는 금강 정비 사업 전 6.4ppm, 2015년 6.7ppm, 2016년 7.8ppm, 2017년 10월 7.5ppm으로 조사됐다.
클로로필-에이(Chl-a)의 농도도 금강 정비 사업 전 33.1㎎/㎥에서 2015년 34.1㎎/㎥, 2016년 47.4㎎/㎥, 2017년 10월 40.6㎎/㎥으로 집계됐다.
수생태계도 그동안의 모니터링 결과와 마찬가지로 눈동자개, 밀어 등 유수성 어류는 감소하고, 붕어·잉어 등 정수성 어종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총인(T-P)과 총질소(T-N) 농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강 오염원 주요 유입 경로인 갑천과 미호천, 논산천 등에 위치한 대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방류 수질 개선 사업이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충남연구원 이상진 박사는 “금강 수체와 수생태계 개선을 위해서는 금강에 유입되는 유기물과 영양염류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강 수체 안에 정체된 퇴적물질 관리가 중요하며, 정체수역 안에서 유기물과 영양염류의 내부 생산 연결 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또 “유기물과 영양염류가 하류로 잘 순환될 수 있도록 하천 유속을 초속 0.1m 이상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녹조 발생 제어도 가능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강 하류 최대 지천 논산천

▲ 강경읍 옥녀봉에서 금강 본류와 논산천 합류지점
백제교 하류부터는 금강하굿둑의 영향으로 유속이 느려지며 호소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곳으로 흘러드는 지천 가운데 가장 넓은 수역을 차지하고 있는 하천이 논산천이다.
논산천은 전북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 왕사봉 계곡에서 발원해 논산시 양촌면을 지나 탑정호를 이루고, 계룡산에서 발원에 남쪽으로 흘러온 노성천과 합류해 금강 본류로 흘러든다. 본류에 이르기 직전 강경천과 만난다. 
논산천 중류 이하 주변 일대는 논산 거의 평원을 이루며 높이 10m 내외의 저지대로서 배후산지에서 흘러드는 물이 논산천으로 빠지지 못해 수해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탑정호는 유수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논산천을 따라 제방이 축조되고 하구 부근에 갑문이 설치된 뒤부터는 그 피해가 거의 사라졌다. 예로부터 호남과 호서지방을 분리시키는 지역에 위치해 양호(兩湖)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낭산면, 여산면 등은 강경천의 수역이다.
충남도가 2016년 국비 614억 원을 포함해 총 881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논산천의 수질개선사업을 벌였다.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개선사업 ▲연산·양촌면 하수처리시설증설 및 처리구역 확대사업 ▲성동면 개척·정지·삼산지구 하수처리시설 신설사업 등이 주 내용이다.

◇생태적 기능 상실한 금강 하구

▲ 온갖 인공구조물로 만신창이가 된 금강 하구 부분
금강 하구가 조수는 부여까지 올라갔었다. 금강 하구에서 40여km 내륙의 논산시 강경까지 고깃배가 오갔다. 1990년 금강하굿둑이 완공되며 금강 하류지역의 생태적 기능이 상실돼 수산업이 궤멸됐다. 이어 토사 퇴적은 거대한 환경 재앙을 부르고 있다.
금강 하구에서 간조 때에는 바닷물이 급하게 빠져나가며 토사를 먼 바다로 끌고 가 부려놓아 강 하구에 토사가 쌓이는 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 금강하굿둑이 완공되며 하굿둑 바깥으로 토사가 쌓이기 시작했다. 장항항의 항구기능 마비는 물론 여름에 큰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면 장항읍 곳곳이 침수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강 건너 군산 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군산 내항은 2006년도에 이미 폐쇄됐으며 군산외항의 수심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에 군산시에서는 새만금방조제로 육지가 된 신시도에 새로운 항구를 건설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 어항인 장항항도 고깃배들이 드나들기 어렵게 되자 바깥에서 대체어항을 마련했다.
금강하구에 토사가 쌓이는 원인은 금강하굿둑, 북측도류제, 새만금방조제 등으로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밀물 때 조수가 들어오는 힘(창조력)보다 썰물 때 빠져 나가는 힘(낙조력)이 낮기 때문에 조수가 토사를 몰고 와 부리고 나가는 것이다.

◇퇴적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준설량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이 용역 의뢰해 금강하구의 토사퇴적을 조사하고 2013년 12월에 발간한 금강하구 수리현상 변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야수로와 북방파제 해역을 제외한 하굿둑~군산내항, 군산내항~장항항, 장항항~군산외항, 도류제 사이 등 총 3767만㎡의 해역에서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연 평균 612만여㎥의 토사가 퇴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분별로 나누어 보면 이 기간 동안 연평균 군산내항~장항항 사이 157만㎥, 장항항~외항 164만㎥, 도류제사이 232만㎥, 외항박거 61만㎥의 토사가 각각 퇴적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부의 준설예산은 쌓여가는 토사량에 비해 형편없다. 정부는 지난 2008년 26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401만㎥를 준설했다. 이어 2009년에는 200억원의 지원에 278만㎥를 준설했고, 지난 2010년에는 287억원에 393만㎥, 2011에는 273억원원에 341만㎥를 준설했다. 2012년에는 130억의 예산으로 148만㎥를 준설하는 데 그쳤으며 2013년에는 50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총 53만㎥를 준설했다. 이처럼 예산을 투입해도 준설량은 금강하구 일원에 쌓이는 토사량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 같은 토사 퇴적은 물고기의 산란장 상실, 항구기능 마비, 저지대 침수사태를 불러오고 있다.
2011년 7월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내린 236㎜의 비로 장항에서는 51개 주택이 침수돼 19명의 이재민이 발생됐고, 농경지도 12.5ha가 침수돼 16억20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군은 장항 빗물저류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매년 집중호우 때마다 저지대 지역인 창선리와 신창리, 화천리 등 3개리의 상습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 및 굴착식 저류조와 게이트 펌프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총 15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군비가 77억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한꺼번에 수백mm의 폭우가 쏟아지거나 태풍이 불 때 만조와 겹치면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도요새들의 마지막 안식처 유부도

▲ 유부도 쓰레기 처리에 트레일러를 동원한 서천군
금강하구를 낀 서천갯벌은 도요목 도요과, 물떼새과의 철새들에게는 마지막 안식처이다. 특히 서천군의 군조인 검은머리물떼새들의 서식지이다. 텃새화 된 이 새는 유부도에서 약 6000여 마리가 살아가고 있다.
도요물떼새들은 헤엄을 칠 줄 모르기 때문에 만조가 되면 물 물 밖으로 물러나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연안 개발로 이들이 안전하게 쉴 공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서천군 연안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이들은 만조가 되면 결국 유부도로 날아가 휴식을 취한다. 일부는 군산 해망동 앞 준설도 투기장이 섬으로 변한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먹이가 되는 갯지렁이, 조개, 칠게 등의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금강하구를 바라보는 유부도는 백합, 동죽, 바지락 등의 서식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그러나 토사가 쌓이며 모래 함유량이 70% 정도인 모래펄갯벌이 진펄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어패류가 살기 어려운 조건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쌓인 진펄로 경운기가 다니지 못해 유부도에서 백합잡이는 2009년도 이후 한 때 사라졌으나 그후 서천군에서 경운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조성한 이후 다시 백합잡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 개체수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
▲ 도요새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폐염전. 현재 사유지로 돼 있어 서천군의 매입이 요구된다.
철새들의 천국인 유부도는 쓰레기의 천국이기도 하다. 육지에서 분리수거되지 않고 방치된 온갖 플라스틱류는 결국 강을 타고 내려와 유부도 주변에 쌓여 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서천군은 해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 금강하구 개조
- 1974 군산 외항 건설 착공
- 1983 금강하굿둑 착공
- 1988 군산국가산업단지 착공
- 1990 금강하굿둑 완공. 북측도류제 639m.
- 1992 군산외항 호안공사 완공. 북측도류제(2087m)
- 1993 군장국가산업단지 조성 매립공사 착공
- 1994 금강하굿둑 수문 폐쇄. 북측도류제(3798m). 남측도류제(530m)
  군산국가산업단지 완공
- 1996 북측도류제 완공(7100m). 남측 도류제(1700m). 서측 호안(2248m)
- 1998 남측도류제(2,912m). 서측호안(2248m). 새만금4호방조제(1900m)
- 2000 북방파제 3km 완공. 새만금4호방조제(2840m)
- 2002 군장산업단지 군산측 매립 완공
- 2003 새만금4호방조제 완공
- 2006 새만금방조제 33km 완공
- 2008 남방파제 850m 완공

■ 전문가 의견

금강하굿둑 개방으로 검은머리물떼새 보호해야

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검은머리물떼새는 서천군이 군의 상징새로 지정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상징새로 까치를 지정한 것과 달리 이같이 서천군이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겨울철이 되면 검은머리물떼새가 유부도를 비롯한 서천갯벌에 최대 4만5000마리가 월동을 하기 위해 모여 든다. 이같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에 최대 규모의 검은머리물떼새를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왜 이렇게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을 찾아와 월동을 할까. 당연히 먹이 때문이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조개나 굴, 홍합 껍질 안으로 단단한 부리를 집어넣은 다음 부리를 비틀어서 속살을 파먹는다. 특히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은 동죽과 백합 등 조개가 많기 때문에 검은머리물떼새가 많이 찾아와 월동을 한다.
그렇다면 이들 조개가 많이 서식하기 위해서는 갯벌의 퇴적물이 모래가 펄보다 많은 모래펄갯벌이어야 하고, 조개의 먹이인 유기물이 바닷물 속에 어느 정도 섞여 있어야 한다. 바로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이 금강을 통해 퇴적물과 유기물이 계속 흘러내려 오기 때문에 이 같은 좋은 조건을 만족시킨다 하겠다.
그런데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은 점점 조개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조개를 잡는 어민들도 조개가 줄어들어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갯벌 퇴적물이 모래펄갯벌에서 뻘이 많은 펄갯벌로 변하고 있기 때문인데 가장 큰 원인은 금강하구둑 건설이 금강 상류지역에서 모래가 많은 퇴적물과 유기물이 자유롭게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로 흘러들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만금 간척사업과 군산산업단지처럼 주변지역에서 벌어지는 간척사업과 인공 제방을 쌓는 연안정비 사업으로 인해 해류 흐름 방향을 바꾸고 유속을 변화시키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라 하겠다.
 앞으로도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에 텃새인 검은머리물떼새와 중간기착하는 다른 5만여마리의 도요물떼새가 계속 찾아오도록 위해서는 주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공적인 연안정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금강하굿둑의 일정한 개방을 통해 해수유통을 하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는 어류 등 다른 해양생물의 서식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어민들의 생업활동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금강하굿둑의 개방과 해수유통을 위해 적극적인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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