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칼럼-디디티(DDT)와 글리포세이트
■ 데스크 칼럼-디디티(DDT)와 글리포세이트
  • 허정균 편집국장
  • 승인 2019.11.13 22:14
  • 호수 9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디티는 살충제의 대명사였다. 스위스 사람 뮐러는 곤충에게 영향을 주는 수많은 화합 물질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 19399월 파리를 이용해서 자신이 설정했던 기준을 만족하는 살충제를 발견해 디디티라고 이름 붙여서 1940년 특허를 출원했다.

디디티는 1942년 초에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했는데, 2차세계대전 때 열대지방에서 질병을 옮기는 곤충들을 박멸하는 데 사용됐다. 1944죽음을 생산하는 기업몬산토가 생산에 뛰어들어 디디티는 지구촌 곳곳에서 널리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전후 디디티는 지중해 지역에 만연한 말라리아 모기를 박멸하는 데 널리 사용되었고, 실제로 이 지역의 말라리아 질병 발생 빈도는 현저하게 감소했다. 이런 공로로 뮐러는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디디티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이 화학 물질은 안정성이 매우 높아 동물의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아주 위험한 수준까지 축적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먹이사슬 관계에 따라 농축된 성분이 인체 내로 들어오면 어찌 되는가. 이 살충제의 부작용은 불임, 성장력 저하, 면역력 파괴,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64년 미국에서 레이첼 카슨 여사의 <침묵의 봄>이 출판됐다. 이 책은 한 마을 전체가 죽음의 공간으로 바뀐다는 짤막한 이야기로 시작해 기적의 살충제로 불리던 디디티가 실제로는 생태계를 참혹하게 파괴한다는 점과 그것이 인류에게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이 책이 가져다 준 파장은 컸다. 특히 조류에 대한 유해성이 지적되면서 결국 1970년대에 들어와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농약으로 디디티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에서는 1972년에 환경보호국(EPA)에서 디디티 사용을 금지시켰으며, 한국에서도 현재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30여년 동안 지구촌에 대량으로 뿌려지던 디디티와 같은 화학물질이 현재 지구촌에 마구 살포되고 있다. 글리포세이트라는 물질이다.

글리포세이트는 탄소와 인이 결합돼 있는 화합물로 1950년에 스위스의 헨리 마틴이라는 화학자에 의해 개발되었다 한다. 개발 당시에는 파이프 안에 쌓인 금속 물질을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파이프 안에 쌓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망간, 구리 아연, 황 등의 물질과 결합하는 킬레이트(chelate) 작용으로 1964년에는 특허 등록을 했다. 킬레이트는 그리스어로 꽉 잡는다는 뜻이다.

몬산토사는 1974년에 글리포세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제초제 라운드업을 출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0년도에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몬산토의 독점권이 풀리면서 여러 농약제조회사들이 글리포세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제초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1996년 제초제 라운드업에 저항성을 갖는 유전자 조작 콩과 옥수수가 몬산토사에 의해 출시되면서 제초제 라운드업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게 되었으며 2001년부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초제가 되었다. 유전자조작 콩이나 옥수수 등 농작물에 이 제초제를 뿌리면 농작물은 죽지 않고 모든 잡초들만 죽으니 농부들은 얼마나 편하겠는가.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연간 8억톤의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글리포세이트가 위험한 물질임이 속속 밝혀졌다. 음식물을 통해 인체 내로 들어와 장에 있는 유용한 미생물을 죽임으로써 호르몬 분비 등 신체의 기능을 파괴해 각종 각종 질병이 원인이 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글리포세이트는 DDT처럼 체내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53월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 2A로 규정했다. 현재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글리포세이트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최근 태국에서도 이의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식이다.

한국의 농촌진흥청은 20154월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를 열어 발암성 분류 농약에 대한 안전성 평가하고 기존 평균 판매실적 이내에서의 판매량 제한을 의결했다. 글리포세이트함유 농약 21개 품목의 연간 출하량을 1900톤 이내로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은 안전성 재평가 결과 글리포세이트는 비선택성 제초제로 농작물에는 사용할 수 없고, 잡초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농산물에 의한 섭취 가능성이 적고, 동물시험에서 발암성이 유발되지 않았으며, 농작업자에 대한 위해성도 낮았다며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현재 동부팜한농 등이 글리포세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선택성(식물전멸) 제초제인 근사미, 풀마기 등의 제초제를 만들어 시판하고 있으며 이의 출하량은 연간 2000톤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 강토는 점차 병들어가고 있고 지하수조차 오염되고 있다.

또한 식량자급률 20%인 상태에서 수입해오는 밀, 옥수수, 콩에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돼있어 매일 식탁을 통해 이를 섭취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각종 암, 치매, 당뇨, 34가지 질병의 발병률이 OECD 국가 중 1위인데(한국의 GMO재앙을 보고 통곡하다. 오로지) 글리포세이트 섭취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