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지역고교, 대학 진학 유리하다
서천지역고교, 대학 진학 유리하다
  • 최현옥
  • 승인 2003.12.05 00:00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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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신성적 관리 유리, 농어촌특별전형·지역 할당제 등 잇점
서천지역 학생들이 외지로 전학하거나 진학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중도 포기하거나 방황하는 사례가 많으며 다시 지역 학교로 전학 오는 사례도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 고교 진학 시 대학 진학에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학생수 절대 부족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역 인재육성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예비 고교생들의 외지유출이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졸업 예상자는 7백13명인 반면 지역 고등학교에서 모집하는 신입생수는 872명으로 군내 자연 감소하는 학생을 감안할 경우 159명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말 실시된 예비고교생들의 진학조사에 따르면 160여명이 공주, 논산, 천안, 보령 등지의 학교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나 학생수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외지로 유출된 학생은 예비 고교생 770명 중 135명으로 이 같은 상황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데 전체 예비 고교생 중 13% 내외의 학생들이 외지로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지로 유출되는 예비 고교생은 대부분 우수학생이어서 지역 교육계는 인재 양성에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외지 진학 왜하나?

교육의 기본 방향은 학생들의 인격 발달이라는 부문과 잠재 능력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이뤄져야 하며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공동체가 함께 실현해야 한다.
그러나 학벌과 출세를 중시하는 사회풍토가 만연하면서 교육관계자들은 일류대 진학만을 우선시하며 학업성취도가 학교 평가의 기준이 돼 결국 학생들의 외지 진학을 부추기고 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유치원 때부터 직업에 대한 진로지도가 체계적으로 이뤄져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정밀하게 분석,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현하고 자아 실현을 위한 실천의 장이 되야 한다.
올해 자녀를 외지로 진학시키는 박모(서천읍)씨는 “자녀를 외지로 보냈을 때 선행학습이 진행된 타 지역 학생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새로운 환경 적응 문제 등으로 지역에 다시 돌아올까 걱정도 되지만 지역 교육환경과 학습능력 향상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외지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경쟁력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하지 않고 단순하게 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에 진학하라는 것은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지역의 교육 여건이 좋아지면 외지 유출이 줄어들 것이당연한 것 아니냐”고 전했다.
사실 지역의 교육여건과 관련, 학생들의 외지 유출을 무조건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미비한 점이 많은 서천 지역은 교육 문제로 이주하는 주민도 많아 학생들의 외지 진학은 인구수 감소와 상관 관계를 갖고 있다.
일부 교육계 관계자들은 “지역 교육여건과 지역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성적이 상위권 5%이내 학생의 외지 유출은 어쩔 수 없는 상태이지만 자녀의 외지 진학이 학부모들 사이에 자존심 문제로 등장하면서 무조건 외지로 나가고 보자는 의식이 만연해 있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또 외지 진학은 학생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서천교육청 정재근 장학사는 “사춘기 시절에는 도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많고 지역에 남으면 왠지 낙오자라는 느낌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외지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부모의 보살핌이 없어지면 자유로운 생활이 이뤄질지 모르나 모든 일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돼지 않은 학생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일부 교육계도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군산을 비롯해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교사들이 많으며 제자들에게는 지역 학교 진학을 촉구하면서 자신의 자녀는 외지로 진학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 교육 발전 기대감에 대한 소신 있는 교육자와 학부모, 학생의 마음가짐이 요구되고 있는 때이다.

지역 고교 진학 유리한 점 많다

2년 전 특별장학생으로 공주고등학교에 진학했던 구모(19)군이 올해 서천고 1학년으로 신입학했다.
구모군은 “내가 경험한 외지 진학은 역효과가 컸던 만큼 후배들도 진학 할 때 막연한 환상을 갖고 진로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농촌 지역의 학교에 다닐 경우 교우관계 형성을 비롯해 대학 입시에도 유리한 점이 더욱 많다”고 말했다.
고교 진학을 비롯해 대입의 경우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학생의 적성과 학력수준, 가정형편 등을 충분히 논의 후 진학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현행 대입제도는 수시와 정시모집, 농어촌특별전형으로 구성돼 있어 어떤 형태의 모집이든 내신성적 관리는 필수적이다.
특히 수능시험 없이 내신과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은 2004학년도 대입전형에서 1학기 전체정원의 5%, 2학기 33.8%로 선발했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04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200여개에 달하는 대학 중 167개 대학이 수시로 학생을 모집했으며 학업성취도보다 석차로 선발하는 학교가 많아 농촌지역 학생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일이다.
또 아직 대학별 세부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역 학생 유치를 위한 ‘지역 할당제’가 실시되면 서천 역시 지역 학생들에게는 호재이다.
학급수와 학생수가 많은 대도시의 경우 내신 상위권을 취득한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나 반대적 상황에 있는 농·어촌 학교는 내신 관리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군내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타 지역에 진학했다가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내신 관리를 위해 전학을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서천고의 경우 1학기만도 7명의 학생이 전학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학교, 학생 및 학부모가 3년 동안 농·어촌지역에 거주한 자를 대상으로 선발하는 농어촌 특별전형은 일반전형에 비해 많게는 40여 점까지 잇점을 볼 수 있으며 현재 농촌지역 학생들의 활용이 높다.
장항고등학교 한창훈상담교사는 “진학지도를 담당하며 내신의 중요성을 알았고 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외지로 진학한 학생의 학업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역 교육에 대한 깊은 불신의 골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지로 진학했다가 후회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학부모들은 남의 자식 이야기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학에 있어 재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교육공동체 함께 나가자
농어촌지역의 교육은 경영의 위기라 말할 정도로 학생수 감소와 우수 학생의 외지 유출로 인해 학교 문화의 붕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동안 학교 교육은 학교가 전담하는 것으로 치부,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참여도가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인식의 전환으로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지역 교육에 대한 골 깊은 불신을 벗고 질 높은 교육 제공을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등 지역민들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범 군민적 내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을 비롯해 학교발전기금 조성을 위한 노력과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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