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體質改善)
체질개선(體質改善)
  • 뉴스서천
  • 승인 2003.12.26 00:00
  • 호수 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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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루한 기다림을 그리 반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빨리 빨리라는 표현을 즐겨 쓰고 있다. 늘 후닥닥 해 치워야 직성이 풀리고 무엇인가를 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혹자들은 이를 두고 지리적 위치에 따른 반도적인 환경적응(기질) 또는 많은 역사적 외침에 의한 나름대로의 생존방식, 기타 집단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들 해석한다.
이유야 어떠하든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가 저물고 있다. 게다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빨리 빨리 달려야 했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또 하나의 다짐과 각오를 하게 된다. 아마 그것도 올해 초에 결심했었던 것과 거의 흡사한 내용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몇 번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기 쉽고 곧바로 나이를 가장한 경륜만을 앞세워 스스로를 합리화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개개인의 나약한 심성과 무책임에서 출발한다면 큰일이다. 이는 사회의 구성원이 바로 개인이기에 그러하다. 자기 자신의 참다운 행복을 노출시킴에 있어 남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자기 자신의 독특한 개성과 능력을 밝힘에 있어 많은 제약을 빌미로 사로잡히게 된다면 이로 인한 이중성이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응석과 오기가 서로 엉켜 붙은 지독한 이기주의의 표출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남성과 양반이라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 주도층들은 그 어떠한 유지노력이나 자구책 없이 그 반대편에 있는 여성과 상사람에게는 그 어떠한 기회조차도 용납하지 않은 채, 단지 시간흐름에 따라 만들어진 어른대접만을 요구하게 된다면 이는 곧바로 불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보니 개인간이나 계층간 모두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물질과 권력이라는 곳으로만 달려가고 있는 모습들이다.
최근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를 대변하는 사자성어(四子成語)가 우왕좌왕(右往左往)을 필두로 점입가경(漸入佳境), 이전투구(泥田鬪狗), 지리멸렬(支離滅裂), 아수라장(阿修羅場), 오리무중(五里霧中) 등의 순으로 언급되어 어느 하나도 희망적이거나 교훈적인 것 없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연공서열(年功序列)을 언급해야 하는가?
여기에는 계획적인 체질개선(體質改善)이 필요하다. 더불어 함께 하는 세상살이에서 비록 남을 돕지는 못하더라도 절대 남에게는 피해를 주지말고 책임감 있는 나의 존재확인을 통해 나름대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분업(分業)의 의미를 곱씹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써만 모든 거래를 성사시키자. 단지 연령과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만 약자를 현혹시키지 말고 또한 쉽게 가는 요행도 바라지 말 것이며 정녕 힘있는 솔선수범을 통해 개개인 모두가 건재함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오늘날은 영원한 약자와 강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진정한 힘이란 ‘나 자신을 스스로 높이려는 마음’ 즉, 자존심(自尊心)이 존재하는 생활에서 시작된다고 확신한다. 그러하기에 현란한 말과 남의 이야기는 피하고 나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내년에는 이와 유사한 다짐은 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덧붙여 우리 사회의 지도층(대표)도 자존심 있는 자들이 현명하게 선택하기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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