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굿둑 개방 선택 아닌 ‘필수’
금강하굿둑 개방 선택 아닌 ‘필수’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11.04 20:39
  • 호수 10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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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라떼’로 키운 채소에서 남세균 독소 검출

금강호물 80% 전북에서…서천-군산 ‘공멸’ 우려
▲녹조물 상추 재배 세트(사진제공 / 환경운동연합)
▲녹조물 상추 재배 세트(사진제공 / 환경운동연합)

녹조 물로 상추를 재배해 분석한 조사에서 남세균(Cyanobacteria)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대구환경운동연합,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세상과 함께, 환경운동연합이 주관했으며, 낙동강 이노정 부근에서 채수한 녹조 물을 가로 60cm, 세로 120cm, 높이 20cm(물 높이 10cm)의 비닐 시설(일종의 간이 수경 재배)에 넣고 여기에 상추 재배 세트를 담가 5일간 재배했다. 수채와 상추 내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은 국립 부경대 이승준 교수, 이상길 교수 연구팀이 진행했다.

지난 달 19일 환경운동연합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녹조 물로 키운 상추 가식 부위(상춧잎)에서 남세균(Cyanobacteria)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9마이크로그램(µg/kg bw/day) 검출됐다.

이번 분석은 미국 등에서 사용하는 토탈 마이크로시스틴(MCs)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해외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농작물 축적 사례는 다수 보고됐으나, 국내 검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등에서는 녹조라떼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대규모 녹조 창궐이 일상화됐다.

이에 따라 녹조 우심 지역 부근 농산물 안전성 우려가 컸지만, 정부는 그동안 수많은 해외 연구 사례와 다르게 작물 내 녹조 독소 축적을 부정해왔다. 환경부는 유해남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경우 농작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용수의 이송과 저류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분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식물에 흡수되기도 어려워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8월 금강의 한 농수로에 녹조물이 흐르고 있다.(사진 / 김종술 시민기자)
▲지난 8월 금강의 한 농수로에 녹조물이 흐르고 있다.(사진 / 김종술 시민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농작물 내 마이크로시스틴 가이드 라인을 사람 몸무게 1kg 당 하루 04µg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낙동강 녹조로 키운 상추에서 검출된 kg 67.9µg을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하면 상품으로 유통되는 6g 상춧잎 한 장에 대략 0.4074µg(1g0.0679µg)이 축적된 꼴이다. 이는 몸무게 30kg 초등학생이 하루 상춧잎 3장만 먹어도 WHO 가이드 라인(1.2µg)을 초과한다는 말이다. 60kg 성인의 경우 6장이면 가이드 라인(2.4µg)을 초과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을 지녔으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한 독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남세균 독소는 간 독성, 신경독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성 가이드 라인이 대부분 성인 위주로 선정되기 때문에, 체중이 적게 나가는 어린이 등 노약자의 경우 독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팀이 지난 8, 금강 5곳에서 취수해 샘플을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팀에 분석 의뢰한 결과 부여 웅포대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리터 당 1562ppb, 익산 용두양수장 1509ppb, 군산 서포양수장 5035ppb가 검출됐으며 서천 조류생태전시관에서 최고치인7314ppb가 검출됐다.

부경대 이승준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작물에 따라서는 농업용수에 포함된 남세균 독소 중 최대 40%, 적게는 5~10%가 축적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금강 서포양수장의 경우 10%만 잡아도 500ppb가 축적된다는 말인데,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경대 이상길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상당히 안정된 물질이라서 300이상에서도 분해되지 않는다. 만약 벼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시스템 없이 축적만 된다면 밥을 지어도 (독소가) 분해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6일 금강유역환경포럼은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에서 금강하구 수질개선을 위한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김영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금강본류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의 개방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있으나 웅포대교 아래로는 3개 보의 수문개방에 따른 하상퇴적물 유입으로 하구역 수질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강호로 유입되는 원산천, 광암천, 옥포천, 화산천 등의 합류 지점의 녹조 발생 및 농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호 취수장 물 이용 현황
▲금강호 취수장 물 이용 현황

한편 금강호 물의 80%는 전북에서 사용하고 있다. 서포양수장과 나포 양수장 등을 이용해 만경강 수역으로까지 물을 끌어들여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다.<표 참조> 이에 하굿둑을 이대로 두었다가는 서천과 군산이 공멸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굿둑 개방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120일 서천 문예의전당에서 열린 금강권역의 친환경적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명지대의 이창희 교수는 단계적 부분 유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수문을 20~30cm를 열었을 때 하굿둑 상류 10km 표층에서 농업용수 취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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