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주거지역 한가운데에 동물 수용소 안돼”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야생동물 보호시설’ 조성사업 주민설명회가 15일 오후 장항읍 송림리 서천군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송림리를 비롯한 장항읍 주민 40여명이 참석했으며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이정원사무관이 진행을 맡았고 ㈜에코파이 김태용 대표가 사업 설명을 했다.
김 대표는 사업 배경 설명에서 “동물원 등록제에서 허가제 전환 및 야생동물카페 전시금지 법률조항 개정에 따라 유기 야생동물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동물복지를 위해 이를 보호할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들이 안전한 장소에서 남은 일생을 보낼 수 있는 생크추어리(Sanctuary)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호주의 브리즈번시에 있는 론 파인(Lone Pine) 코알라 보호를 위한 생크추어리와, 베트남의 곰이 거주하는 생크츄어리를 소개했다.
또한 이러한 생크츄어리에 관광객들이 올 것으로 기대돼 서천군 관광수입의 극대화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부지는 장항읍 송림리 일대 환경부가 매입한 10만2000㎡(약 3만1000평)이며, 총사업비 242억원을 투입 2025년까지 야생동물 보호시설 조성을 마치고 반달가슴곰 70마리를 비롯해 총 199마리의 야생동물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며 운영은 국립생태원이 맡을 예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주민들은 “왜 주거지역 한가운데에 이런 혐오시설이 들어오느냐”며 반대하는 분위기이다. 한 주민은 “설명하러 온 것이 아니라 회유하러 온 것”이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주민들은 생크츄어리로 얼마나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냐며 의문을 표시하며 구체적이 통계 자료 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축사 하나만 지으려 해도 500m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주거지에서 20~30m밖에 안되는 곳에 동물 수용시설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정해순 기획감사실장은 “전남 구례에 있는 곰 사육시설을 가보았는데 바로 옆에서도 악취가 나지 않았다”며 주민들과 함께 견학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야생동물보호시설은 민가와 동물카페 등에서 야생동물 사육이 금지됨에 따라 환경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말 장항읍 송림리로 결정됐으나 그동안 주민들의 이를 반대해오고 있어 새로운 지역 갈등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