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2층 도자벽화 주역 서천지역 발달 장애인들
신청사 2층 도자벽화 주역 서천지역 발달 장애인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3.07.13 12:09
  • 호수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도부터 제작한 1380점의 도자기편 ‘동행서천’ 메시지

 

▲신청사 2층벽면 대형 도자벽화
▲신청사 2층벽면 대형 도자벽화

최근 입주해 업무를 시작한 서천군청 신청사 정문 현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정면으로 마주치는 벽면을 장식한 벽화가 있다. 가로 6m90cm, 세로 2m의 이 대형 벽화는 서천지역 발달장애인들이 정성들여 도자기편에 그림을 그려 구워낸 가로 10cm, 세로 10cm 정사각형의 도자기 타일들이다. 모두 1380점이 모여 커다란 벽화를 이루고 있다.

▲발달장애인 작가들이 가로세로 10cm 정사각형 도자기편에 그린 그림들.
▲발달장애인 작가들이 가로세로 10cm 정사각형 도자기편에 그린 그림들.

벽화작업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김진우·최종섭 작가는 좋아하는 그림이 신청사에 설치되어 너무 좋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수자 복지증진과장은 장애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예술적 재능을 키우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발달장애인 작가들이 도자기편에 정성껏 그린 그림에 유약을 발라 가마에 구워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비용도 뒤따랐다. 김인규 작가와 조혜림 작가가 채색을 하고 가마에 구워내는 데 장애인들과 함께 호흡했다.

김인규 작가는 2011년부터 부인 이애숙 원장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이들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그림은 발달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일거리이자 자기 표현이다. 아무 거리낌이나 선입견 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은 오래 남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타일에 그림을 그려 오래 남겨둘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2015년도부터 장항 미곡창고에서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타일에 그리기 시작했다. 이 해 장애인복지관이 이들과 함께 하면서 도자기편에 그림그리기는 더욱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발달장애인들로부터 도자기편에 그린 초상화를 선물받은 김기웅 군수
▲발달장애인들로부터 도자기편에 그린 초상화를 선물받은 김기웅 군수

그동안 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구워낸 도자기편은 3000여점이 훌쩍 넘는다. 1000점은 논산온누리교회에 벽화로 부착되어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남은 2000여점을 가지고 장항의집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 기간 중 김인규 작가는 이 도자기편으로 신청사의 한 벽면의 벽화로 장식하면 좋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이는 당시 뉴스서천에 보도되었으며, 마침 방문한 김기웅 군수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어 신청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첫눈에 띄는 곳에서 훌륭한 벽화로 새로운 탄생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벽화의 탄생 주역은 2015년도부터 작업을 해온 36명의 발달장애인들이다. 이들 발달장애인 작가들은 다음과 같다.

강면성 구민기 구성민 김기원 김보람 김상혁 김영식 김재은 김정옥 김진우 김형신 나영주 남정은 박소영 박준영 박태일 박초롱 배하영 문태광 송유진 신기창 양성원 유정연 유찬영 이명훈 이영주 이의야 이헌호 정지환 전한성 최선아 최종섭 한수이 하승원 허영웅 홍진명

등이다. 함께 한 기관은 다음과 같다.

충남장애인부모회서천지회 서천고등학교 통합형직업교육거점학교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 서천군지역주말행복배움터 충남문화재단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러한 서천군청 신청사 도자벽화기획을 한 김인규 작가는 동행서천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서천지역 구성원들의 하나의 공동체임을 말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발달장애인들과 미술활동을 하면서 내가 새롭게 발견한 것은 이들의 예술작업이 특별하고 오히려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발달장애인을 단순히 베풀어야 하는 대상, 그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거나, 부족하지만 (할 수 없이?) 봐줘야 하는 대상 정도로 여기는데, 나는 오히려 그들의 작업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아름답게 구성해내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된 것이었고, 그래서 그들의 작업 결과가 이런 공공작업으로 이어지길 노심초사 기대하여 왔던 것이다. 마침 신청사가 만들어지고 군수님께서 흔쾌히 승락하면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고 그것이 입증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기쁘지 않을 수가... 최근 세상이 많이 변화하여 발달장애인 미술가들이 여기저기서 주목받고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몇몇 성공적인 작가가 아니라 다수의 발달장애인의 예술활동이 이렇게 공공적으로 소통되고 소비되는 방식으로 자리해야 발달장애인의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서천 군청이 그런 모범적인 사례를 만든 것이 아닐까?”

이들의 그림을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림을 그린 사람들의 맑은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선생님이나 친구의 이름을 정성껏 수놓아 그린다거나 자신 만의 방식으로 꽃, 하늘, 나무 등의 사물을 표현한다. 서천군청을 찾는 군민들이나 외지인들까지도 가슴뭉클한 감동을 받지 않을까.

▲6월부터 옛군청 앞 어린이집자리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발달장애인들
▲6월부터 옛군청 앞 어린이집자리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발달장애인들

지난 6월부터 김인규 작가는 이들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함께 활동하는 공간을 옛군청 앞 어린이집 자리 자신의 작업실로 옮겼다. 지난 10일 뉴스서천 취재팀이 그곳에서 김인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접근성이 좋고 전용 공간이어서 여러모로 장점이 있지만 20여명이 모여 함께 작업하기에는 공간이 비좁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