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과 마음
건강한 몸과 마음
  • 뉴스서천
  • 승인 2004.04.30 00:00
  • 호수 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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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웰빙족, 웰빙푸드, 웰빙형 여행 상품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고 있고, 앞으로도 확대될 것을 전망하는 많은 기업들이 상품개발에 전략을 기울이고 있다.
요즘은 신조어가 너무 많아 젊은 층에 속하는 나조차도 ‘도대체 저 말이 무슨 뜻일까’ 고민할 때가 많다. 웰빙이란 말 그대로 건강한(well,안락한ㆍ만족한) 인생(being)을 살자는 의미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 부는 웰빙 열풍은 ‘건강한 정신’을 잃어버린 채, ‘건강한 육체’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요가, 마사지, 명상으로 시작해서 비싼 유기농 음식을 선호하면서 마치 부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앞서서 사회분위기를 조장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를 상실한 채 껍데기만 좇아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진정한 웰빙은 경제력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인생을 뜻하는 것이 아닌,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육체적으로 건전한 문화적인 삶을 뜻함을 기억해야 한다.
몇 달 전, 가깝게 지내는 분이 자신은 ‘몸짱’은 못되도 ‘얼짱’은 되지 않느냐는 말에, “몸짱은 뭐고, 얼짱은 뭡니까” 물었더니 요즘 유행하는 몸짱과 얼짱도 모르냐며 핀잔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몸짱이 되려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하루에 한 시간씩 운동을 한다.
옛 서천읍성을 돌며 갈옷을 벗고 연녹색의 생명을 입고 있는 자연을 벗삼아 육체의 거품을 빼는 일에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육체를 위해서는 이렇듯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는 반면에 건강한 정신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했다. 다리를 꼬고 앉아 허리를 굽히지 않아야 예쁜 엉덩이를 만들 수 있고, 윗배가 나오지 않으려면 누워서 상체를 들어올려야 한다며 몸짱 열풍에 동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 ‘마짱’(마음이 최고)이 되는 일에 마음을 쏟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몸매는 당당함을 동반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채 몸만 아름다워진다면 진정한 웰빙 인생은 맛보지 못할 것이다.
물질이 우선시 되고, 가시적인 것이 목표가 되어 분주한 삶을 사는 게 현실이지만, 건강한 인생을 위하여 우리의 마음을 가꾸는 일 또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숙제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내려놓았던 책을 손에 쥐고, 아파하는 이웃을 돌아보는 노력으로 조금씩 다듬어져가는 마음을 소유할 수 있지 않을까?
오랜만의 봄비로 세상이 깨끗해졌다.
흰구름을 머리에 인 천방산 자락의 곡선이 선명한 만큼 우리네 마음도 청명하길 바란다. 노대통령 탄핵가결안과 17대 총선으로 혼란했던 정계와 북한 룡천역 사고의 아픔도 저 푸른 하늘처럼 깨끗이 가시길 소망한다.

<양선숙/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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