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갯벌 ‘블루카본 시험지’ 결국 철거한다
송림갯벌 ‘블루카본 시험지’ 결국 철거한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3.10.19 15:01
  • 호수 11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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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식재 염생식물 대부분 사라져 기능 상실

갯벌 자체 탄소 흡수…불필요한 공사 혈세 낭비
▲철거키로 한 송림갯벌 블루카본 시험지
▲철거키로 한 송림갯벌 블루카본 시험지

해양수산부와 블루카본사업단이 장항읍 송림리 갯벌에 설치한 블루카본 기반 해안조성 기술개발 서천군 테스트베드(이하 블루카본 시험지)’가 철거된다.

블루카본 시험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군산대 권봉오 교수에 따르면 현장이 철새도래지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내년 3월경에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스서천 취재팀이 18일 오전 현장을 살펴본 결과 식재한 염생식물 대부분이 죽거나 파도에 쓸려내려갔고 칠면초 10여포기만 겨우 살아남아 있었다. 시험지로서의 기능을 이미 상실한 것으로 보였다.

이 블루카본 시험지는 지난 7월 블루카본 기반 그린해안조성기술을 위한 실증을 한다며 육지에서 마사토와 자갈, 바윗돌을 모래처럼 잘게 만든 것을 가져다가 가로 100여미터, 세로 5미터, 높이 10~20센티미터 높이로 긴 띠를 이루며 쌓아놓고 여기에 갈대, 칠면초, 기수초 등의 염생식물을 식재했다.

이로써 개리의 먹이가 되는 새섬매자기 군락지가 일부 파괴됐으며 엽낭게 서식지가 파괴됐다. 서천군 연안 갯벌의 철새들을 조사해오고 있는 뉴스서천 주용기 시민기자(전북대 전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장구만에서 개리 8마리가 목격됐다. 그는 개리들이 송림갯벌에 오지 않는 이유를 블루카본 시험지 조성으로 달라진 지형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는 염생식물이 탄소 흡수 기능이 탁월하다며 전국의 갯벌 약 4분의 1에 이를 식재하기 위한 염습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용기 전북대 책임 연구원은 갯벌 자체에 많은 플랑크톤 등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탄소를 흡수하고 있으며 해안가에 염생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하려면 토사가 자연스럽게 퇴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과 하천의 하굿둑을 없애거나 수문을 개방해서라도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된다. 이는 결국 갯벌면적이 확대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지 않고, 갯벌에 인위적으로 식생 조림을 하여 염습지를 조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공사를 벌여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리가 서식지를 되찾을 수 있도록 블루카본 시험지를 최대한 빨리 철거해야 하며 서천군에서도 현장에서 사람들 출입을 통제하여 이곳을 찾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개리가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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