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답사기
서천답사기
  • 뉴스서천
  • 승인 2004.05.07 00:00
  • 호수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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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 관광개발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함께 ‘어메니티’사업과 ‘한산모시문화제’에 대한 서천군의 설명을 듣고자 서천군청이 배려해 준 자리에 참석하였다. 오전에는 지역경제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농촌형 어메니티(제1목표)를 시작으로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도시형(제2목표)과 지역주민 스스로가 참여(제3목표)한다는 어메니티 서천 비전에 대해 소개 받았다.
서천군은 작년 6월말 이에 따른 선포식을 갖고 의지를 다져왔으며 서천 어메니티’를 미(美)·감(感)·쾌(快)·청(靑) 네 글자에 압축, 있어야할 것들이 있어야할 곳에 있도록 한다는 이념아래 농업과 산업, 관광과 문화·복지, 환경·경관과 인적요소에 이를 접목시켜 무려 70개의 추진사업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출향인으로 매우 자랑스러웠다. 이미 참석한 대학생과 대학원 학생들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마련했었던 어메니티 관련 각종 국내자료와 외국의 농촌관광, 녹색관광, 생태관광에 대한 사례들을 공부하고 참석한 터라 더욱 더 진지했었다. 생존→자립→자유로 연결되는 지역개발의 흐름속에서 서천군이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의 자유까지 생각,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오후에는 방문단 독자적으로 한산모시관과 금강하구둑, 해안관광도로, 마량항, 춘장대 그리고 주꾸미와 회를 겸한 석식을 끝으로 일정을 마쳤다. 하지만 답사후의 느낌이란 왠지 무거웠다. 게다가 어느 지역신문에서 ‘어메니티(Amenity) 서천, 하는데 까지 해보자’라는 의미 있는 기획기사를 접해서일까? 아니면 이러한 어메니티라는 단어가 하나의 접두어로만 자리잡으며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염려에서일까?
그 단적인 예가 공교롭게 방문당일 중앙신문에 보도된 서천군 아리랜드 소개와도 맞물린다. 과연 이는 공공주도형일까? 아니면 지역주민형일까? 물론 지역발전을 위해선 어떠한 방법이든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이 같은 접근방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방향에 따라 자존과 자립, 자유라는 목표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칫하면 서천군 당국만의 단발성 과잉행동으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과거 ‘관광입군’을 이루겠다는 서천군이 관광과 관련한 투자(인적·물적·시스템적)는 거의 하지 않고 그저 외부사람들이 많이 방문해서 경제적으로 큰 혜택을 주고 갔으면 하는 그릇된 욕심과도 비슷하다. 이 같은 모습은 관광을 진정한 지역개발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남들도 다 하니깐 우리도 해야 한다는 지역우월주의 내지는 개인적인 값싼 관광경험과 막연한 기대심리로 형성시킨 실패사례에 해당된다 하겠다.
마치 축구경기와 비슷한 이치다. 정신력이나 체력하나만으로 그저 부지런히 공만 좇아 다닌다고, 운동장을 누빈다고 경기에 이기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생각하는 축구를 해야할 것이다. 문화·관광을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인식하고 보다 전문가적이고 종합적인 입장에서 체계적인 계획마련과 과감한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틀 후인 토요일에는 한국지역경제학회의 임원진들과 함께 군산시청을 방문, 자유무역지역에 대한 추진경위와 자동차부품엑스포 등 ‘기업도시형 개발사업’ 및 새만금 사업완수에 따른 군산시의 비전에 대한 소개와 현장안내를 받았다.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자신만만해 보였다. 그곳에도 고군산도 국제해양단지, 레저타운개발, 금강호 관광지개발, 국내 최대규모 골프장 개발, 세계철새페스티벌, 시티투어 등과 같은 많은 관광개발사업들이 눈에 띠였다.
특히 군산시의 한 부락이 농촌 어메니티 환경설계공모전에서 최우수 수상마을로 선정되었다는 자랑은 과거 우리 서천지역을 패배의식으로 휩싸이게 했던 군장국가산업단지 개발사업만큼이나 위협적으로 들렸다. 왠지 이번에도 방심하게 된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서천군의 그 모든 것들을 송두리째 넘겨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현재 양 지역 간에는 행정협의회가 마련되어 있어 상호협조 적이라고는 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미래지향적인 투자는 분명코 제 각각인 듯 싶었다. 거기에다 내가 태어난 장항과 다리로 연결하겠다니 또한 보령시와 부여군도 관광으로 접근해 보겠다니 서천군의 입장도 그리 한가해 보이지는 않은 듯 하다.

장인식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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