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에 부쳐
교육감 선거에 부쳐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06.25 00:00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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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감 경합에 나선 9명의 후보자들이 23일 1차 소견발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일정에 돌입했다. 오는 28일 충남도교육감 선거에 9명의 후보가 나서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교육의 주체인 학생이나 일반 학부모는 울타리 주변인으로 치부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서천군의 경우 초·중·고 37개교 315명의 학교운영위원(학운위원)들이 유권자로 나서 충남도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어쩌면 학운위원이 뽑는 간접선거로는 마지막 선거가 될지 모른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중대한 의무이고 권리이다. 이런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선거에 대한 관심이 유권자인 학운위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될 일이다. 교육감 후보자들은 선거일 10일이 너무 짧아 인물이나 공약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거는 이미 올 초 각 학교 운영위원 선거전에서 엿 볼 수 있었다. 군내 학운위원들을 살펴보면 도·군 의원들이 이미 학운위원이 되었고 평소 학교에 관심이 저조했던 학부형들이 대거 학운위원에 도전했던 사실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교육감은 정당추천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 운운하며 일부 정치인(?)들이 도교육감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더욱이 모 후보는 충남발전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소도읍 육성사업의 장항읍 선정을 돕겠다고 나섰던 사람이다.
그러나 장항읍은 보기 좋게 제외되고 말았다. 서천군민의 입장에서는 우롱당한 셈이다. 이런 인물을 모 군의원과 도의원이 내놓고 선거를 돕고 있다는 소문이 난무하다. 속도 배알도 없다는 말 이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이는 교육감 선거에 정당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분명 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선배, 후배 또는 은사라는 명목으로 교사들이, 정치인이 뒷전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전임 교육감이 도중하차한 이유 중 하나가 선거 운동 당시의 불법 행위에 관련된 것인 만큼 암암리에 행해지는 부정, 탈법 운동 행태는 충남교육의 장래는 물론 교육자치 전반에 걸쳐 치명타를 입히게 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학연, 지연, 혈연을 철폐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충남도 교육계의 현 실정은 공주교대, 공주대(전 공주사대) 학연이 교육계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표출할 수 있는 계보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강복환 전임 교육감이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동안 충남교육계에 쏠린 세간의 시선은 매우 곤혹스러운 것이었다.

이러한 곤혹스러움이 바로 교육계에 만연된 학연, 지연, 혈연관계에서 오는 부작용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학연을 가장 내세우는 선거가 교육감 선거이기 때문이다.

사실 교육계야말로 사회를 향하여 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하기에 내부의 어두운 단면은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는 우리의 심회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특히 9명의 후보들은 교육감의 덕목으로 도덕성을 가장 많이 꼽고 있다. 교육을 통한 사회정화의 주역이어야 할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가 과연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들에게 떳떳한지 도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교육감은 우리의 자녀와 국가의 앞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행정을 좌지우지 하는 직책이다. 때문에 교육감 선거만큼은 결코 학연, 지연, 혈연에 치우쳐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 참여할 학운위원들이 각인해야할 것이 있다.

자신들이 찍는 한 표는 소속된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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