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생사확인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의 실정으로나 부친의
나이로 봐서 생존에 대한 기대는 실낱같다. 그렇다고 무조건 제사를 모실 수도 없는
일이다.
‘comebackhome.or.kr'최성용 씨가 대표로 있는 남북자가족모임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다. 휴전협정 이후인
1957년부터 87년 동진호 선원 납북까지, 국내외에서 북측에 의해 납북된 사람이 3천790명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게 된다.
분명 우리가 사는 작은 반도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린 잊고 살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 납북자들 대개가 고령이지만
2001년 송환되지 않은 487명 중 150명의 생존을 확인 했다. “참 미안하고 안됐습니다. 그들은 엄연히 대한민국에 자리 잡고 살고
있던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그들이 설자리가 없습니다”면서 얼마전 납북자 남편과 북에 살다가 백혈병으로 죽어가던 남편의 유언에
따라 두 딸과 탈북한 여인의 “차라리 북에서 죽이나 먹고 살걸” 남한의 냉혹한 현실에 흐느꼈던 일을 상기시킨다.
“우리도 이제
살만한 나라가 됐잖습니까? 먹고 살기 어려울 땐 외면했지만 이제라도 잃어버린 자국 국민들을 되찾아 와서 그들이 잃고 살았던 것을 돌려줘야지요”
최 대표는 울분의 말을 이어갔다.
“왜 일본은 납북자들에 관해 사과도 받고, 가족들이 돌아왔는데 같은 민족인 우리는
뭡니까?” “너희 중에 어느 사람이 양 일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도록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 최 대표의 말끝에 생각난 누가복음 중에 나오는 예수의 말이다.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것이 뭘까? 남북분단으로 수십 년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사는 백성이 많은 나라. 노무현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마련해준 사무실에 남북자가족들이 둥지를 틀게 됐지만 그 이외엔
나라 덕을 별로 못 본 모양이다. 이제라도 잃어버린 가족, 우리의 이웃, 이 나라 백성들을 찾아 보듬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