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집 앞에 쓰레기매립장을 만들겠습니다’
‘당신 집 앞에 쓰레기매립장을 만들겠습니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4.11.19 00:00
  • 호수 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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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면 관리 위생매립장 한계상황 도래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엄청난 쓰레기를 생산해 내면서도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한다. 또 누구나 내가 사는 마을에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된다면 두 손 들고 막아 설 것이다. 서천의 생활쓰레기를 감당하고 있는 비인면 관리 쓰레기 매립장이 곧 한계상황을 맞게 되고 인근 주민들은 이대로는 더 이상 쓰레기와 함께 살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모두 좀 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쓰레기를 줄이는 길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쓰레기를 반으로 줄일 수 있다. <편집자 주> ▲ 매립용 쓰레기 뿐아니라 소각용 쓰레기까지 무분별하게 매립되고 있다. <사진/공금란 기자>

▶ 위생쓰레기매립장

관리 주민들로 구성된 ‘서천군위생매립장 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 위원장 임동문)가 소각용 쓰레기가 제때 처리되지 못해 몇 달 째 방치되는가 하면 하루 2톤 정도가 매립 되고 있다는 제보를 해왔다.

15일 비인면 관리에 위치한 서천군 위생쓰레기매립장에서 이 사실을 확인 했다. 현장에는 미처 소각시키지 못한 소각용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파리들이 들끓고 있었다. 게다가 악취까지 진동해 왜 쓰레기 매립장 앞에 ‘위생’이란 말이 붙었는지 의심하게 했다.

게다가 매립장 바닥에 침전조가 설치돼 정화를 시키고 있다고는 하나 처리장 배수관에서는 시커먼 폐수가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때마침 쓰레기를 가득 싣고 들어온 재활용공사 차량은 폐비닐과 비닐하우스용 끈 등 미처 재활용으로 분리되지 못한 농업폐기물을  매립장에 퍼붓고 있었다.

관리주민들은 서천군이 당초 10년 계약으로 이곳을 매립장으로 쓰기로 했지만 적지를 찾지 못해 사용기간을 연장하면서 주민들과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생매립장’ 말그대로 반입되는 쓰레기로 인해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게 잘 관리하겠다더니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관을 위해 메밀이며 유채를 심고는 있지만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 내 집 앞에 쓰레기 매립장을 만든다면

▲ 쓰레기매집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수 <사진/공금란 기자> 최근 우리는 각 언론보도를 통해 대구시가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런 일은 비단 대구시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서천에서도 지속적으로 매립장 주변 주민들과 군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이것을 단순히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으로 바라만 볼 것인가. 만일 내 집 앞에 매립장이 생긴다면 찬성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 간단한 일이다.10월 한 달 동안 관리 쓰레기매립장 반입량은 587톤, 일일평균 18.9톤이다. 이중 매립용은 12톤, 소각용은 6.3톤이다. 7~8월에는 월평균 대비해 100톤 정도가 더 발생한다. 소각장의 일일 처리량은 동절기 5톤 내외, 여름철엔 7~8톤 이다. 그러나 반입량은 늘 이보다 초과하고 있다. 때문에 소각돼야할 쓰레기가 당연한 것처럼 매립되고 있다.서천군 쓰레기 발생량을 고려하지 않은 소각로 건설이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소각용이든 매립용 쓰레기든 이것들 속에는 상당부분의 재활용품들이 섞여있다는 것이다. 매립장의 수용 능력은 한계가 있는데 군이고 주민들이고 좀처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반투위 임동문 위원장 역시 근본적인 문제를 여기에서 찾고 있고 주민들의 의식개혁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반투위 주장은 “우리가 좀 힘은 들지만 현실성을 감안해 수긍하고 참고 있는데 군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 재활용 캔이 분리수거되지 않아 소각됐다. <사진/공금란 기자>
▶ 쓰레기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자체마다 쓰레기 매립장 확보를 놓고 고심하고 있고 서천군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확보한 매립장은 언젠가는 차게 마련이고 서천군 쓰레기매립장도 곧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아니면 인근 주민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고 실력행사에 들어가면 쓰레기 수거에 차질이 빚어진다.

이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군민 스스로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취재 중에 들어난 첫 번째 문제점은 군민 상당수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서천과 장항읍의 시내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불법 소각이 성행하고 있다. 또 쓰레기봉투를 사용해도 많은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가 하면 분리의 기준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11월8일 현재 쓰레기불법투기와 소각으로 77건이 적발돼 벌금이 부과됐다.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은 개선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이점에서 군 행정부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매립장 직원은 “청소행정 팀에서 지속적으로 주민 계도를 위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당직원은 “해야 하는데 솔직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매립장과 군청 내 업무가 손발이 맞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군민들이 자신이 함부로 버린 쓰레기의 악영향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음식업소에서의 과다한 음식요구, 또 서비스도 견제 해야 할 부분이다. 버리는 물건은 내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쓰레기는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무엇을 버리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각장용 쓰레기와 함께 타다 남은 재활용 캔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엇인가 버리는 순간 잠시 내가 무엇을 버리는가 생각해야 한다. 귀찮지만 분리수거는 자신의 손에서 떠나는 순간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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