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10>
서천군환경운동연합 편
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10>
서천군환경운동연합 편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4.08 00:00
  • 호수 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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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지역 환경파수꾼 자청

   
▲ <사진/이후근 기자>
환경문제 대안제시를 위해

“자연환경을 보존하자, 해라 등의 선언적 운동에서 지속적인 환경교육이나 대안제시로 환경운동이 바뀌고 있습니다. 서천은 환경을 제대로 보존만 해도 이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이 보장될 수 있을 만큼 축복받은 땅입니다” 서천환경운동연합 여길욱 사무국장의 말이다.

1995년 10월 13일 지역 환경사안에 대한 대안제시를 위해 탄생했던 서천환경운동연합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서천환경운동연합은 ‘환경운동연합’의 13번째 지역조직이다.

환경운동연합은 60~70년대 경제개발정책에 밀려 늘 ‘관심 밖’ 사안이었던 환경문제에 최초로 문제제기를 하며 82년 국내 최초의 환경단체로 창립된 ‘한국공해문제연구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공해문제연구소는 88년 ‘공해추방운동연합(공추련)’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공해추방’이라는 용어를 대중화시켰다.

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를 기점으로 공추련은 공해추방운동에서 환경운동으로의 변화를 꾀하며 93년 전국의 주요 8개 환경단체와 통합, 한국 최대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으로 거듭났다.

서천환경연합은 ‘환경운동연합’이 지향하는 환경운동의 현장성과 지역시민운동과의 연대를 목표로 하는 군내 대표적인 환경운동단체이자 대표적인 시민운동단체이기도 하다. 현재는 월정회비 1만원 이상을 내는 진성회원 120명을 포함 252명의 회원들이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의장단은 황대근, 정의국씨가 공동의장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사무국장 1인이 상근하고 있다.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

서천환경연합은 단체의 창립과 관련됐던 일부 인사들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정체성과 시민운동단체로서 순수성에 관해 늘 시비에 휘말려왔었다. 대부분 ‘환경운동연합’ 지역조직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정부나 기업의 개발에 맞서 대항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자발적 참여운동이 단체 결성의 촉발점이 됐던 것이 일반적 사례였다.

그러나 서천환경연합은 창립 초기 뚜렷한 환경, 지역운동의 이슈와 결합되지 못한 채 출범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인위적인 출범과정과 실제 창립과 관련됐던 몇몇 인사들은 이후 각종 지자체선거에 출마 또는 당선된 점 등이 서천환경연합이 순수성에 관해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던 원인이 되어 왔었다.

이를 두고 자연스런 정치적인 진출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시민운동을 주도해야 할 자발적 시민들이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초기 시민운동의 현실적인 한계라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이런 논란 보다는 서천환경연합이 그동안 지역 환경문제와 관련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취했는가를 면밀히 검토해봐야 이 단체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천환경연합은 지난해 장항국가산업단지 조기착공 문제가 지역현안으로 제기되자 ‘장항공단 개발이 과연 가능한 문제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또 갯벌이라는 천혜의 자연과 그곳에 깃들어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 모두를 파괴·해체하는 과정이 필연적인 공단개발에 관해 처음부터 전주민이 참여하는 진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서천환경연합이 이런 입장을 결정하기까지에는 반대도 아닌 이견조차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지역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꽤나 용기가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최근 서천환경연합 사무실에는 이에 항의하는 지역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있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적어도 서천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주민들로부터는 ‘정치적인 이해득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민단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서천환경연합의 여길욱 사무국장은 “충돌이라는 관점보다는 이제야말로 정치인들의 진솔한 자기반성과 용기가 필요할 때”라며 현명한 정책적 판단을 내려줄 것을 정치인들에게 당부했다.

서천환경연합의 지역 만들기

서천환경연합에게는 월 1만원이상 회비를 자발적으로 내는 진성회원이 120명이나 있는 것이 큰 자랑거리이다. 일반적으로 군 단위의 시민운동은 어렵다고 한다. 과거 관변단체와 공짜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주민들에게 자기돈 내가며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사실 별 매력이 없다.

여기에 시민운동단체를 아직도 ‘나라가 하는 일에 시비를 거는 단체’ 정도로 오해하고 있는 군 단위 농촌사회 특유의 정치적인 보수 성향은 시민운동활동가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올해 서천환경연합은 2천만원의 사회단체보조금을 심의를 통해 확보했다. 보조금을 신청하기까지 단체 내 이견은 있었지만 여길욱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 국장은 “생태, 문화, 역사 등이 통합된 체험교육을 위주로 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보조금을 사용할 것이며 이에 합당한 결과물을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내 시민단체간 연대에도 몇 가지 원칙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결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천환경연합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 힘이 자치와 참여가 살아 숨 쉬는 지역 만들기에 힘을 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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