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14>
서면개발위원회 편
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14>
서면개발위원회 편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5.06 00:00
  • 호수 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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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사람들은 늘 바빠요”

   
지역가꿈이를 자원한 사람들

민간차원에서 지역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행정기관의 각종 지역개발 정책 수립 등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전달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각 읍·면에 조직된 개발위원회들이다. 또한 개발위원회는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민간단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조직된 각 지역개발위원회들은 지역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에서는 활동이 왕성한 반면, 그렇지 못한 지역에서는 친목단체 형태로 조직이 전락돼 있는 경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군내에도 지역별 개발위원회들이 각 읍·면별로 거의 빠짐없이 구성돼 있다. 서면개발위원회(위원장 김형천)는 그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개발위원회 중 하나이다.

춘장대해수욕장, 마량, 홍원항 등 군내 주요 관광지가 밀집돼 있어서 손님들로 늘 분비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민들의 손길로 서면은 늘 분주하다.

창립초기부터 5년째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면개발위원회 김형천 위원장은 “서면사람들은 늘 바빠요”라는 말로 서면의 활기찬 분위기를 전해줬다.

이렇듯 생업에 바쁜 주민들이 지역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서면개발위원회이다.

그 출발은 5년 전인 2001년경 기왕에 구성돼 있던 서면발전협의회와 서면번영회의 통합을 모색하면서이다. 두 단체가 지역축제를 개최하면서 발생하는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서 이를 해소할 필요성에 공감,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

개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은 현재 45명이다. 3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분포는 다양하지만 각 마을별로 2~3인의 회원들이 빠짐없이 조직돼 있다.

서면축제와 서면개발위원회

서면은 우리 지역에서 주민축제가 가장 많이 그리고 왕성하게 개최되고 있는 지역이다. 서면개발위원회 출발 동기도 여기에 있었다. 서면개발위원회는 해돋이·해맞이축제에서 주꾸미축제, 광어축제, 전어축제에 이르기까지 서면지역의 축제를 주관해오고 있다.

서면개발위원회 회원들 또한 축제개최를 주요사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성과에 대해서도 김형천 위원장은 “그동안 축제를 개최하면서 지역경제에 나름의 공헌을 해왔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하고 있었다.

실제로 주꾸미축제, 전어축제는 해를 이어 개최되면서 그 인지도가 높아져 서천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기도 하다.

또한 다른 지역 개발위원회 활동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면개발위원회가 상대적으로 왕성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이유이다.

서면개발위원회 구성원들 또한 주민들에게 친목단체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면서 일하는 단체임을 알리기 위해 경조사 챙기기 등 회원 상호간 친목관련 사업은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서면개발위원회에 대한 서면주민들의 인식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축제과정에서 발생되는 주민들 사이의 다양한 이견들을 정리해내는 조정자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단체의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주관하면서 뭔가 반대급부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식으로 오해하고 있는 일부주민들이 있어 개발위원회 관계자들은 고심하고 있다“고 김형천 위원장은 고충을 털어놨다.

또 개발위원회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통제로 인식, 반발하거나 방침에 따르지 않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은 서면지역 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협조가 성패를 가름하는 필수요건이라는 뜻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이다.

또 그 원인이 비록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개발위원회측은 얘기하고 있지만 ‘축제개최에 사업이 치중돼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지는 않았는가’라는 자기반성이 있어야 조정자, 중재자로서의 본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축적해왔던 축제개최 경험들을 좀 더 체계화 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서면지역 축제에 관해 단순히 먹을거리 판매행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일반의 평가에 귀 기울여야 한다.

김형천 위원장의 말대로 단순히 돈 몇 푼 더 벌자는 취지가 아니라면 축제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줄 수 있는 문화축제를 지향해야 한다.

장기적 발전 비전 제시 요구

서면개발위원회는 그동안 많은 일을 해왔다. 지역주민을 위한 순수한 동기와 그 진정성은 추호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 이는 마땅히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면개발위원회가 좀 더 그 순수성을 지켜나가고 존립기반이기도 한 서면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위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서면지역은 서천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발전소, 공군사격장에 인근 보령의 산업폐기물매립장까지 공해 유발시설들이 밀집돼 있는 지역이다. 이에 따르는 각종 민원제기도 군내 어느 지역보다도 활발하다.

서면지역의 개발은 천혜의 환경자원 훼손과 함께 주민들은 쾌적한 삶을 누릴 권리를 유보당해 왔다. 서천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한 동백정 해수욕장의 소멸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과거 동백정 해수욕장은 대천해수욕장에 버금가는 모래사장과 경관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인근 보령시가 연간 수백만의 관광객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대천해수욕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임을 알고 이를 안타까워하는 서면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역개발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교훈에 다름 아닌 것이다. 서면개발위원회가 과거를 답습하는 개발사업·정책들에 대해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환경이 자원으로서 인식되고 보존만 해도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는 변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발위원회야말로 이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가치들에 대해 눈을 돌려야 한다. 목전의 이익에 급급해 귀중한 자원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우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또 주민들과 이 문제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을 나누려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더불어 앞서 지적했듯이 밑바닥 주민정서를 올바로 모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사소한 주민불편 사례에도 귀를 기울여 토론회, 설문조사 등 이를 해결할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야 개발위원회가 지향하는바 ‘주민 속으로의 개발위원회’상을 올바로 세울 수 있고 주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바쁜 일상과, 할 말을 안 하고 사는 농촌지역 특유의 보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론형성이 어렵다’는 말은 구실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개발위원회 구성원 스스로가 지역의 중요한 여론형성자로서 역할을 기왕에 담당하고 있었기에 회원들의 변화가 우선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항상 주민과 함께 호흡해왔던 서면개발위원회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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