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에서 교직 생활 마무리 하겠다”
“모교에서 교직 생활 마무리 하겠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5.05.13 00:00
  • 호수 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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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서룡’ 창조 김기완 교장
“밥상머리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늘 그가 강조하는 말이다. 온가족이 함께 둘러앉은 밥상에서 주고받는 대화가 자녀교육의 첫걸음 이라는 말이다.‘밥상 머리 교육’ 애창논자인 그가 온 후 서천고등학교에 생기가 돌고 있다. 학교와 가정, 지역이 서천고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가고 있다. 정년을 앞두고 모교에 부임해 서천고 교정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다시 뜨는 서룡’ 신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게 그의 의지이다.올해 58세, 서천군 화양면 남성리 출생, 금성초등학교, 한산
중학교, 서천고등학교, 군산수산대를 졸업하고 공주교대 초등교원 양성소를 수료해 서남초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방송통신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했다. 수산과 중등교사 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대천수산고등학교에서 가장 긴 교직생활을 보냈다.

한때 보령교육청 학무과 중등계에서 교육행정에 몸담기도 했다.
이상이 김기완 서천교등학교 교장의 이력이다. 언뜻 보면 순탄한 인생길처럼 보인다.


“고등학교 다니면서 60일을 결석 했습니다” 촌부의 7남매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수업료를 제때 내지 못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 시대의 아들들이 그랬듯, 장남이라는 무거운 책임 때문에 어려운 살림의 한 모퉁이를 감당하며 살았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마련하는 일, 농사일들을 일찍부터 해왔단다.

중학교시절 4H 활동을 하면서부터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했다. 한 때 서천군 4H 연합회 임원으로 일하면서 농산물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은 전력도 있다.

선생님의 기질을 타고나서였을까, 이런 저런 연유로 ‘동네 야학 선생 노릇’ ‘수의사 노릇’을 했다니 말이다.

“왜 자식들 내 보냅니까”
모교로 부임해서 첫 번째 학부모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김 교장이 한말이다.
“나도 서천고 나와서 제일 가까운 군산에 있는 대학 나왔고 내 아들 놈들 셋 모두 그랬습니다” 역시나, 멀리 자식을 내보내면 ‘밥상 머리 교육’이 불가능 하다는 것일 게다.

그도 그렇듯, 김 교장의 큰아들은 특전사교육단 소령, 둘째 역시 육군대학 소령, 막내는 보령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크게 출세는 못했어도 반듯하게 자라서 제 밥벌이는 다 하고 산다”는 것이다.

이런 그가 고향을 떠나지 않고 고향학교에 다니는 후배이자 제자들을 자기 자식 키우듯 가르쳐서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는 사람들로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때 마침 서천고는 농어촌 우수육성학교로 지정됐고, 자율시범학교로 학교공통체에 지역을 연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하는 학교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기위한 끈끈한 연대감 형성을 위해 지난 2일에는 전 교직원, 아버지회, 어머니회, 운영위원회가 함께 희리산에 올랐다.

“여테 학교에서 일해도 이렇게 선생님들, 부모님들과 함께 시간 보내보긴 첨이고 생각도 못했는데…”서천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말이다.

김 교장의 권유로 평소 학교행사에서 소외 됐던 이들까지 참여한 산행이었다.
이는 곧 “학생이라 해도 학력이전에 인생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는 그의 지론과 통하는 행동이겠다.

그 곳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배구대회를 가졌고 김 교장도 직접 참여해 젊은 선생님들 이상의 실력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게다가 다른 팀이 시합을 할 때는 직접 심판석에 오르기도 했다.
‘뭐 58세면 요즘 나이에 청춘이지’하면 그만 이겠지만, 99년 12월에 위암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다는 걸 알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수술하고 20여일 만에 퇴원한 즉시 업무에 복귀 오늘날까지 단 하루의 결근을 하지 않았다는 그다.

‘천직’이라서 일까, ‘독종’이라서 일까.
어쨌든 그의 열성적인 교직생활은 서천교육장, 도교육감, 문교부장관, 대통령 표창…수상 경력이 말해주고 있다.

모교에서 마감하는 교육자로써의 바람을 물으니 “일단은 선배님, 은사님들께서 보고 계신 곳이라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굳이 말을 하자면 “학생들이 인생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 목적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 보람을 찾는 사람이 되어 주는 것”이라 했다.

이런 학생들이 다니는 서천고등학교가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고, 학부모에게 신뢰 받는 학교, 학생에게 신뢰받는 교사가 있는 학교가 되는 것”이란다.
“그러면 자연히 ‘다시 뜨는 서룡’으로 명문고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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