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16>
대한노인회 서천군지부 편
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16>
대한노인회 서천군지부 편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5.20 00:00
  • 호수 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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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경제발전의 견인차에서

   
실버사회의 주역으로

고령화 사회를 예고하는 각종 지표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지역도 이미 지난해 초고령화사회 지수 20%선을 돌파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지역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촌은 고령사회로 넘어가고 있다. 7·80년대의 이·탈농 현상과 고령화로 인한 농촌사회의 침체는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하며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촌지역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급속히 편입 확대가 전망되는 노년 인구의 사회·복지 문제에 대해 전 사회적인 관심과 대책이 시급한 실정인 것이다. 실버사회의 주역인 이 시대의 노인들을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이사장은 “식민지와 전쟁을 몸으로 겪어내고 경제부흥을 이끈 주역이자 저학력 사회에서 고학력 사회로의 전환을 이끌어냈으며, 부모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았던 마지막 세대다”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기회를 자신과 가족을 위해 잠시 유보해야 했던 불운한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의 청·장년시절처럼 자기희생의 미덕을 발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요구성원으로서 한 몫을 해내고 있다. 집안의 가장 웃어른으로서 사회의 장로(長老)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만들어진 단체가 대한노인회 서천군지회이다.

대한노인회는 1969년 4월 각 노인정 대표들이 연합회를 결성, 사단법인체로 출발, 현재는 보건복지부 산하단체로 등록돼 있다. 대한노인회 서천군지회(지회장 이남구)는 대한노인회중앙회가 포괄하고 있는 각급 지방조직 중 시군구단위조직이다. 서천군노인회라 칭한다면 이 단체를 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 및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이 단체는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는 마을단위 경로당이 기초 조직단위이다. 이를 기초로 각 읍·면별 분회 및 마을 단위의 경로당, 노인학교 등을 포괄하고 있다는 것이 이 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일한 노인단체로서 존재

이렇듯 서천군노인회는 자연발생적인 마을 경로당을 기초 조직단위로 삼고 있어 가장 대중적인 단체로서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주민이자 회원들인 일반노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노인회와 대한노인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단체상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노인들은 ‘마을단위 경로당=노인회’라고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지배적임을 취재과정 중 파악할 수 있었다. 이것의 원인은 대한노인회의 창립과 그간의 경과를 이해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관변단체가 그렇듯이 대한노인회도 조직대상인 노인들의 직접적 참여와는 무관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이에 필적할 만한 노인단체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지역 내 거의 유일한 노인단체로서 존재해 왔다. 지역 내 각종 행사에 노인을 대표하는 자리에는 이 단체의 장이 빠짐없이 초청되거나 참여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에 걸맞게 서천군노인회는 매년 정부로부터 일정액의 단체운영비를 보조받는 정액보조단체이다. 정액보조 개념이 변모된 올해 서천군사회단체보조금 지원에서도 1천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민간경상보조 형태를 통해 5천여만원을 노인학교운영, 사무실 운영, 각종 행사개최나 참가 등에 따른 사업비 및 운영비로 보조받고 있다.


이 단체 정관에는 목적사업으로서 노인의 복지와 권익신장에 필요한 사업, 노인여가 활용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 노인교육시설의 운영, 노인자원봉사단 운영, 노인 일거리마련 관련사업의 운영 등이 제시돼 있다. 실제로는 노인의 날 행사개최, 각종 노인관련 행사참가 등 일회성 행사참가에 치중돼 있는 형편이며 회원대상사업이나 노인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는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인들이 뜨내기 건강보조식품 업자가 주최하는 판매행사에 몰리고 있는 것이 반증이 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해야

얼마 전 장항읍내 모처에서 열린 판매행사에는 인근 각지의 노인들이 참석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가설무대를 마련해 놓고 마을별로 돌아다니며 노인들을 모아오는 이들 뜨내기 업자들의 판매행사는 노인들에게는 선호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이 모 노인은(76세, 여 장항 옥남리) 찾는 이유에 대해 “뭘 사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런 부담도 주지 않아 우선은 편안한 마음으로 다닌다”며 “사람들도 만나고 하루 종일 집안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아니냐”라고 대답했다.

뜨내기 업자의 얄팍한 상술이 오히려 순박한 노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격이었다. 현실이자 이 단체의 당초 설립목적, 상과의 괴리인 것이다. 이 같은 단체운영방식은 시대상황에 따라서 약간의 변모는 있었지만 단체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줄곧 유지돼 왔으며 관변단체로 분류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운영·사업방식에 대해서 비판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회단체보조금의 운영방식이 변모된 요즘, 보조금 수혜에 치중하는 의존적인 사업방식을 개선해 사회공익적 사업을 기획하고 이를 실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변단체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은 요즘, 전과 같은 기대를 갖는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무리인 것 같다. 또 이것이 일반회원이나 노인들의 사회·경제적 처지를 개선한다는 노인회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서천군노인회의 주요관심사인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에 대해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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