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20>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 서천군지회 편
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20>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 서천군지회 편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6.17 00:00
  • 호수 2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라를 어깨에 젊음을 겨레에”

   
정치지형 변화에 따른 위상변화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이하 한청)는 지난 1988년 전국 청년층의 의사를 대변하며 민주적인 청년지도자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중앙회가 결성됐다. 이후 각 지역별 조직결성에 나서 서천군 조직도 이대규, 신동우, 구정환씨 등의 주도로 지난 1989년 서천군지회가 결성됐다. 현재는 35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1년 임기의 지회장에는 17대 김선정 씨가 지회장을 맡아 한청 서천군지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는 기성정당의 청년 외곽단체를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한청이 이런 이미지를 얻게 된 데에는 과거 이 단체의 전력과 무관하지 않다. 비록 지난 1997년 대선 때부터 정치적 이유로 한나라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나라당 이전, 6공 민정당, 3당 합당 민자당, 김영삼 정권시기 신한국당에 이르기까지 줄곧 여당의 청년조직으로 존재해 왔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더욱이 이 단체의 설립과 초창기를 당시 민정당 정권의 막강한 실세였던 박철언(전 통일원장관)씨가 주도했다는 점도 한청이 특정정당의 외곽조직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연유 중의 하나가 됐다. 당시 박철언 씨 등은 87년 대선을 겪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지지기반이었던 연청(聯靑,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과 같은 청년조직의 필요성을 절감 한청의 설립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한청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던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이 같은 견해에 대해 서천군지회 회원들도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서천군지회도 초창기에는 많은 정치지망생들이 단체에 참여하거나 관여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역학 구조의 변화는 한청조직에게도 정체성 혼란과 더불어 회원수 감소 등의 직 ·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한청조직과 활동의 침체는 구 여권지지성향이 강한 경남 ·  북 지역을 제외한다면 전국적인 상황이라는 것이 지역회원들의 현실 판단이다. 실제로 충남지역도 대부분 지회들이 소멸되거나 유명무실해져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서천지역이 유일하다고 한청회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천군지회 또한 중앙회를 비롯한 한청조직들이 겪는 어려운 상황에서 결코 예외일 수는 없었다고 한다. 한창때 이런저런 이유로 참가했던 다수 인사들이 활동을 중단하거나 탈퇴해 1년 임기의 회장단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을 정도로 한동안 침체기를 겪어야만 했다고 한다.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노력


한청조직들이 겪는 이런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어려움들은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애초부터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특정 정치세력의 정치적 목표달성을 위해 만들어진 한청조직이 정치권력의 교체에 따른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 설립당시부터 지금까지 민주적인 청년지도자 양성을 단체의 주요목적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힘있는 현실정치세력을 발판으로 삼아 정계에 진출하려는 정치지망생들에게나 의미가 있었을지언정, 다수 주민들의 민주적인 정치발전 요구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따라서 주민들이 이 단체에 보내는 시선 또한 결코 곱지만은 않았던 시기이기도 했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어야만 했던 한청회원들은 최근 그 돌파구로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순수민간단체로의 탈바꿈이 그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단체발전의 최대 걸림돌이기도 했던 정치단체라는 허명을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단체의 순수성을 해치고 당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단체를 이용하려는 일부의 시도로부터 이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회 봉사활동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또 조직정비에도 힘써 휴면회원정리와 함께 신입회원을 확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는 단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회원들만 남아 오히려 결속력은 전보다 높아졌으며 신입회원도 올해에만 10여명이 가입,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사업의 정리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동안 한청이 역점을 두고 행해왔던 경로잔치와 청소년을 위한 행사 등의 대규모 행사 주관을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해야만 했다.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으로 비록 과거보다 규모는 작아졌지만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고유사업과 효도관광, 복지시설방문 장애인 1일 체험, 회원자녀 장학사업 등 역량과 형편에 맞는 사업들을 내실 있게 운영한다는 방침을 실행에 옮겼거나 계획 중이다.


민주적인 청년지도자 배출 기대


하지만 새로운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들이 활동력의 질적 저하를 가져와 단순한 친목단체수준으로 단체의 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선정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현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실천들은 서천군지회가 갖는 실제 역량을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과 과거에 대한 반성일 뿐”이라며 “청년지도자 양성, 청년문화 창조, 평화적 민족통일 이라는 단체본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사업들을 계속 진행해 나가겠다”는 말로 의지를 표명했다.


서천 한청이 타 지역 한청조직들이 침체와 소멸이라는 과정을 겪었던 것에 비해 현재까지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다. 결코 우연일 수는 없다. 거기에는 비록 일반적인 한청의 이미지와는 다른 서천 한청만의 특별함이 발휘될 수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서천 한청은 그동안 민주적인 지역단체들과 꾸준히 연대를 모색해 왔다.

유권자 권리 찾기 운동, 기벌포 대보름 행사 참여 등이 그것들이다. 한청회원들의 이런 연대노력들과 순수성을 지키려는 노력들로 인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이 될 수 있다. 또 서천 한청의 특별함은 지역이 갖는 새로운 가능성이기도 하다.


시민단체의 역할과 영향력이 결코 만만치 않은 요즘에도 이런 평가와 분석 또한 여전히 중앙 집중적이다. 서천 한청이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닌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단체로 새롭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시대정신과 요구들을 반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한 노력들은 서천 한청에게 주어지는 주요한 과제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훈련되어지고 만들어진 청년지도자가 서천 한청에서 배출되어져 민주적인 청년지도자 양성이라는 한청의 목표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