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god)과 개(dog)의 차이는?
신(god)과 개(dog)의 차이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9.02 00:00
  • 호수 2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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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강연
이상구 - 한국생명운동본부 대표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비쩍 마른 체형을 가진 중년의 의사가 어느 날 TV에 나타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가정의 식탁 문화가 바뀌기 시작했다. 식단의 주류을 이루던 육식의 아성이 급격히 붕괴되고, 채식 열풍이 신흥 종교처럼 불어닥쳤다.


그의 등장과 더불어 해일처럼 밀려왔던 사회적 현상을 언론은 이런 짧은 문구로 표현했다. ‘이상구 신드롬’. 바로 그 신드롬의 주인공 이상구 박사(한국생명운동본부 대표)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른바 ‘이상구 신드롬’ 이후 건강과 관련한 사람들의 관심 영역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먹는 것’에서 ‘운동’으로 그 무게 중심이 옮겨졌고, 최근에는 아예 삶의 총체적 의미를 내포하는 ‘웰빙’으로까지 이어졌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건강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건강 하면, 나에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원한 히딩크가 바로 그다. 그런데 히딩크가 지휘봉을 잡자마자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문제, 즉 선수들의 체력 강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한국 축구가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 천착하자,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최후의 순간에 가장 좋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이상구 박사가 ‘히딩크 신드롬’를 통해 진정으로 우리에게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증식이 상징하듯이 첨단의료기술은 정말이지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들이 질병의 증세를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거나 조절해주고 있는 데 그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줄기세포 증식의 복음이 소수의 난치병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마저 외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대다수 보통 사람의 일상적인 건강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어떤 첨단의료기술도 질병을 ‘치료(treatment)’할 뿐 ‘치유(heal)’하지는 못한다. 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는 것이 상징적 사례이다.”


과거에는 질병의 원인을 상세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 비밀은 완전히 풀렸다는 것이 이상구 박사의 주장이다. 실제로 2003년 4월 13일 유전자 지도 완성을 알리는 역사적인 발표가 있던 날 언론은 “한때 신(神)만이 볼 수 있었던 생명의 글자를 인간(人間)도 해독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생명체는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이 세포의 성능을 결정하는 유전자 덩어리를 우리는 염색체라고 부른다. 염색체는 다시 크기에 따라 23가지로 분류되는데, 이 염색체의 원리를 밝혀내는 것이 인간게놈프로젝트이다. 유전자는 A, T, G, C 등 4가지로 구성된 염기가 느슨하게 결합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유전자 구조는 쉽게 바뀔 수 있는데, 이렇게 염기 서열에 변형이 일어난 상태가 바로 ‘질병’이다. 예컨대 폐암, 당뇨병, 동맥경화는 각각 염색체 3번, 7번, 19번에 입력된 유전자가 변형된 것이다. 그것은 영어 단어 ‘god’(신)의 알파벳 서열이 실수로 바뀌면 순식간에 ‘dog’(개)가 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치유란 이러한 유전자의 변형이나 변질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예컨대 치매는 뇌세포가 죽어가는 것이므로, 이론상으로 건강한 뇌세포만 이식하면 치유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원리와 기술이 실제로 일상 생활에 얼마나 적용될 수 있는가에 있다.


“이론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 이것은 근본적인 철학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서적을 단순히 ‘종이 덩어리’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람도 단순한 ‘고기 덩어리’일 수만은 없다. 마찬가지로 서적 속에 무한한 뜻과 가치가 담겨 있듯이, 인간 내부에도 엄청난 뜻과 가치가 있다. 인간의 육체가 마모되거나 고장난 나사나 부품만 갈아 끼우면 움직이는 기계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유전자 변형과 변질의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에 있다. 생활습관, 나아가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고치면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깨달음은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리이다. 비만을 이기는 진정한 방법은 ‘식이요법’이 아니라 ‘의식혁명’에 있는 것이다.”


이상구 박사는 뉴스타트(NEWSTART)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타트는 8가지의 영문 이니셜을 모은 것인데, 각각의 의미는 이렇다. N(Nutrition)-건강식, E(Exercise)-운동, W(Water)-깨끗한 물, S(Sunlight)-햇빛, T(Temperance)-절제, A(Air)-맑은 공기, R(Rest)-휴식, T(Trust)-신뢰. 여기에는 손상된 유전인자를 회복하여 잃었던 본연의 자신을 되찾자는 생명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여의도통신대표기자 = 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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