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민 뜻 저버리고 11월2일 군산 주민투표
서천군민 뜻 저버리고 11월2일 군산 주민투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9.16 00:00
  • 호수 2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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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1천5백여명 ‘핵 없는 세상 함께 가자!’
‘핵폐기장 저지를 위한 범서천군민 투쟁선포식’

지난 13일 오후 2시 금강하구둑 주차장에서는 ‘군산핵폐기장 결사저지를 위한 범서천군민 투쟁선포식’이 열렸다. 이 집회에는 약 1천5백여명의 서천군민이 폭우를 뚫고 집결해 ‘반핵’의 노란 물결을 이뤘다. 서천군 147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군산핵폐기장반대 범서천연대(이하 서천연대)’는 15일 산업자원부의 주민투표 공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군민들의 역량을 총집결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범서천군민 투쟁선포식’을 가졌다. 폭우속에서도 행사 준비는 계속되고... 조성민 집행위원(아래)
<조성민 집행위원> 집회에 참가한 군민들은 단체별 읍·면별로 마련된 버스에 나눠 타고 삼삼오오 집회장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집회 시작 전 폭우가 쏟아져 서천연대 관계자들을 긴장하게 했지만, 집회장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노란색 우의를 입은 군민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반핵을 상징하는 노란 물결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이어 선포식은 서림국악원 풍물패가 이끄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무대 앞에 갖가지 만장이 세워지고 황대근 서천군환경운동연합 의장이 개회를 선언하자 군민들의 환호성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회자 김억수 서천연대 집행위원장은 본 집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핵의 망령과 싸우면서 고통 받는 모든 이를 위한 묵념’을 제안했다. 집회에는 서천군민과의 연대를 위해 부안주민대책위 김인경 원불교 교무, 군산시민대책위 김홍중 대표 등이 참석, 연대사를 했다. 한상명 서천연대 공동대표는 “서천군민이 이 빗속에서도 왜 이런 법석을 떠는가”라며 질문 한 뒤 “이는 이웃사촌을 잘못둔 덕, 정부의 잘못된 원전정책 때문이다”라며 비민주적으로 핵폐기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군산시와 정부를 규탄했다. 그러나 이런 서천군민의 절규를 묵인하고 산업자원부는 15일 오전 군산시, 경주시, 영덕군, 포항시에 대해 11월2일 주민투표를 결정 찬성률이 높은 지역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군산시 ‘금권, 관권’ 폭력 선거전 폭로 김홍중(민노당 군산시 지역위원장) 군산시민대책위 대표는 “서천군민에게 부끄럽다”는 말로 연대사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금 군산시민들도 관권, 금권 등 부당한 공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며 군산시에서 난무하고 있는 금권, 관권 투표 실태를 폭로했다. 김 대표는 “현재 군산시는 핵폐기장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 대비,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수원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주민들을 매수해 영광원자력발전소를 견학시키면서도 정작 발전소 주변의 황폐한 현장은 피해 견학시키는 등 기만술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반핵운동’에 참여하던 사람들이 일부 찬성 측 주민들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해도 군산경찰서는 수수방관하는 등 지금 군산시는 무법천지다”라며 반핵운동과 관련한 군산시의 최근 상황을 설명 했다. 실제로 최근 3일 군산에서는 유치찬성 단체인 국추협과 군산시 국추단 일부 인사들에 의해 군산시 소룡동대책위 간부들에 대한 집단 폭력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산시대책위는 “이날 폭력사태는 군산시 공무원의 연락에 따라 국추협회원이라는 자들이 동원된 집단 폭력이었다”며 “이는 명백히 군산시의 비호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력행위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이다”고 주장했다. 부안주민대책위 김인경 원불교 교무도 “부안군민들은 서럽고 한 깊은 투쟁의 3년을 보낸 끝에 폐기장을 막아 낼 수 있었다”면서도 “지금 부안은 이웃 간의 반목과 질시, 갈등으로 서로 신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웃 간의 갈등을 불러 온 핵폐기장이라는 망령이 다시금 서천·군산 주민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고 있다”며 “이 정부가 아직도 부안의 교훈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행위원과 두 도의원의 삭발과 화형식 삭발식 : 한상명 공동대표, 이우봉 집행위원, 박영조 도의원, 박노찬 집행위원, 김형천 집행위원, 천영환 도의원, 김억수 집행위원장(우로부터)
▲ <한상명 공동대표> 선포식에서는 한상명 공동대표 외 집행위원 4명과 전영환, 박영조 두 도의원의 삭발식이 있었다. 1천5백여 군중들은 침통하고 숙연하게 삭발식을 지켜봤다. ▲ <전영환 도의원>
이후 서천연대는 군산핵폐기장 유치 ‘오적’을 지명하고 산업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강현욱 전북도지사, 강봉균 국회의원,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에 대한 화형식을 진행했다.


▲ <박영조 도의원> 한편 서천군의회 의원들은 총리실과 산업자원부를 항의 방문하고, 15일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나소열 서천군수는 “군민과 행동을 같이 할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며 삭발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 군산시청으로! ▲ 금강하구둑 돌파를 시도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선포식 후 군민들과 서천연대 소속 단체 회원들은 서림국악원 풍물패의 선도를 따라 지도부가 앞장서 행진을 시작했다.


대열은 당초 예정했던 진로를 바꿔 금강하구둑으로 진입해 ‘군산시청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하구둑 도로를 따라 군산시 방향으로 향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하구둑 도로 서천·군산 간 경계 부근에 전경버스 6대와 전투경찰 병력을 배치해 이들의 진로를 저지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는 등 2시간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홍관표씨(전 서천경영인연합회장)가 머리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위 중간 참가자들은 ‘이웃서천 배신 말고 방폐장 유치 철회하라’, ‘주민투표로 지역갈등 조장하는 정부는 각성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며, 즉석 시민발언대에 올라 발언하기도 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경 마무리 집회를 갖고 지속적인 투쟁을 결의한 후 자진 해산했다.

<뉴스서천 합동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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