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철학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철학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9.30 00:00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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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강연
박항기 - 메타브랜딩 사장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 30년 사상 최연소 강사로 기록된 박항기 (주)메타브랜딩 사장(36). 지금은 일반화된 ‘주5일 근무제’를 이미 10년 전부터 실천해온 그는 회사를 운영하며 시도했던 몇 가지 실험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그 중의 하나가 ‘월요시네마’.


“사원들은 월요일 오전에 극장으로 출근(?)해 조조(早朝) 영화를 관람한 뒤 회사로 이동한다. 월요병에 괴로워하던 사원들로 하여금 일주일을 즐겁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보너스를 얻을 수 있었다. 창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원들에게 문화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었던 것이다.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업종의 성격을 고려해 과감하게 도입한 ‘10시출근제’,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해 간헐적으로 실시하는 ‘금요갤러리’도 그런 문제의식의 연장선 위에 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는 박 사장은 ‘디자인’과 ‘스타일’을 매우 중시한다. 그에게 브랜드는 더 이상 단순한 거래의 수단이 아니다. 기업의 문화와 전략을 소비자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인 것이다.


“현대 사회는 미디어 홍수의 시대다. 4대 중앙 일간지와 3대 지상파 방송사에 광고만 하면 홍보가 모두 끝났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기존의 미디어에 기대는 것만 가지고는 브랜드를 고객에게 노출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소비자 대중의 눈에 확 띄게 만들 수 있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다. 예컨대 자동차 브랜드 중에 스마트(smart)가 있는데, 자동차 8대를 실제로 쌓아서 진열한 입체적 광고판 하나로 언론 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브랜드와 관련한 아이디어 하나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잠실운동장 앞에 설치됐던 27m 높이의 청바지나 포항시청이 올해 해돋이 행사 때 추진했던 떡국 2005 그릇 만들기 이벤트도 일종의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모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박 사장은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때로는 경력이 짧은 신입사원으로부터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CEO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음료회사 산토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제품은 오렌지 과즙 100%로 만든 것이 전부였다. 다른 회사도 거의 비슷한 제품을 가지고 있었기에 ‘도토리 키 재기’ 식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24세의 신입사원이 마케팅 전략회의에서 당돌한 문제제기를 했다. ‘오렌지 과즙 100% 음료수는 이제 지겹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마케팅 본부장이 ‘자네의 아이디어는 뭐지?’라고 물었다. 신입사원은 ‘음료수에 톡 쏘는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 ‘상품 표면에 재미있는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제안을 내놓았다.”


오렌지 주스에 탄산음료의 맛을 가미한, 스마일 캐릭터로 유명한 브랜드 ‘나짱’은 그렇게 탄생했다. 경쟁사와 완전한 차별성을 확보한 ‘나짱’은 마침내 기록적 매출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21세기 브랜드의 특징은 무엇일까. 박 사장은 감성, 소통, 수치, 체험, 자연, 철학 등 6가지 컨셉을 제시했다.


“인터넷 마케팅은 유통 시장에서 앞으로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물론 인터넷의 가장 큰 특성은 쌍방향 소통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전략과 준비도 없이 남들이 하니까 면피용으로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반면에 ‘인터랙티브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준 세스코는 우리에게 유용한 귀감이 된다. 세스코의 인터넷 관리자는 어느 날부터인가 방문자가 게시판에 들어와 질문을 하면 즉각 답변하는 일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성실하게 답변을 했던지 세스코가 인터넷 마케팅 업계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관리자의 작은 실천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하루 1백명에 불과하던 방문자가 1천명, 1만명, 10만명 식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말 빨리 답변을 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까지 생겼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와 철학이라는 것이 박 사장의 지론이다.


“철학 없는 회사의 미래는 없다. 1백년 전 미국에서 제일 큰 철도회사였지만 화의조정에 들어간 암트랙은 철학 없는 회사의 비극적 말로를 잘 보여준다. 암트랙은 항공사가 경쟁자로 등장하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공항까지 철도 트랙을 깔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공항 연계 교통수단으로 버스가 등장했고, ‘속 좁은’ 암트랙의 사업 영역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고객을 편리하고 신속하게 이동시켜 주는 것이 교통 회사의 기본 철학임을 잊은 대가는 너무나 컸다.”


<여의도통신 대표기자 = 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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