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농업의 당당한 지킴이 여성농업인회
서천농업의 당당한 지킴이 여성농업인회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9.30 00:00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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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31>
한국여성농업인서천군연합회 편

   
● 여성농업인후계자와 농업인후계자 부인들

당당한 농민으로서 서천의 농업을 책임지는 사람들 중에는 한국여성농업인서천군연합회(이하 서천한여농)가 있다.


한국여성농업인연합회는 지난 1996년 8월 한국농업인후계자연합회와의 상호보완적 활동을 펼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여농 자료에 의하면 현재 전국단위 회원으로는 6만여명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농업에서 여성이 주체가 아닌 보조자로만 인식되고 있던 상황에서 여성농업인 육성을 위한 발전적 과제도 아울러 안고 탄생했다.


서천한여농은 전국단위 조직인 한국여성농업인연합회의 시·군단위 조직 중 하나이다. 현재는 김계숙 회장이 150여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현재 서천한여농의 회원은 대부분 서천군농업경영인 부인들이지만 독립적인 농민단체로 여성농업인의 권익보호와 지위향상, 향토 문화의 계승 발전을 도모하며 복지농촌 건설에 기여함을 지향하고 있다.


서천한여농 회원들은 “여성농업인들을 남편의 농사일을 돕는 보조자로 대하지 말고 농업경영주로 인식해 줄 것”을 강조했다. 서천한여농 회원들은 이제 여성농업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는 서천농민의 절반이상이 여성농민이다. 그러나 이들 여성농업인들에 대한 사회 곳곳의 인식은 당당한 직업인이라는 것 보다는 남편을 돕는 보조자쯤으로 여겨왔다. 이런 여성농업인에 대한 부당한 인식은 여성농업인들이 남성들에 비해 사회·제도적 농업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이들의 농촌생활에 대한 사기를 저하시켜 왔다.


그러나 고령화·부녀화로 대표되는 현재의 농업 현실은 과거와 같이 여성농업인들을 단순한 보조자적 위치로 한정짓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고 있다. 비록 여성농업인들이 목적의식적으로 의도했던 바가 아니었더라도 이제 서천군 여성농민들은 서천 농업생산력의 상당한 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유력한 생산력이자 당당한 주체이다. 변화된 현실은 여성농업인 스스로 ‘내 직업은 농업인’이라는 당당한 자부심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천한여농은 농업·농촌의 경영주체로서, 지역개발의 주역으로서 여성농업인의 역할 인식 정립을 위한 각종 능력개발 교육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여농에서 주관하는 각종 사업들에 참여하고 있다.


또 농사일의 외롭고 힘든 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회원들간 유대감 형성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서천한여농은 정기·비정기 모임을 통해 농사정보를 주고받으며 어려움을 함께 나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모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 ‘농업인’으로서의 당당한 자부심을 위해

그러나 아직은 단체의 힘이 미약해 자체 행사나 사업이 적을 수밖에 없어 그 면목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아직은 서천한여농이 당당한 지역사회의 일꾼으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결과는 농촌사회 특유의 여성들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목적의식적인 단체 확대 사업이 이뤄지지 못해 정체돼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로 서천한여농이 처음 조직됐을 때는 일부 남성들의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고 회원들은 말하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도 하는 등 일정 성과도 있었지만 이렇다 할 기금이 없어 아직도 독자적인 활동은 무리라는 것이 회원들의 현실적 판단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독자적 활동은 미미한 채 농업경영인연합회의 보완적인 지위에 그치는 단체로만 머무를 수는 없다. 실제로 서천한여농은 지역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서천군농민단체협의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발언이나 실천력에서 서천군 여성농업인들의 기대에는 많이 못 미친다는 견해도 있다.


서천한여농이 좀 더 독자적인 활동력을 갖추고 지역사회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농업·농민문제 해결의 주체라는 각인이 선행돼야 될 것 같다. 다음 농촌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동료여성들의 문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외롭고 힘든 농사일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 회원들 자신을 포함한 동료 여성농업인들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작은 실천을 해나가는 것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적극적인 활동가의 발굴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단체의 발전과 활력은 헌신적인 활동가와 그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따라와 주는 다수의 회원들이 존재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서천한여농이 처해 있는 객관적인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조직에 문제제기 할 수 있는 과감함이 지금 서천한여농 회원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농업이, 농촌이 어려운 때라고 이구동성이다. 이런 때일수록 서천농업발전에 여성농업인의 몫이 커지고 있다. 당당한 여성농업인으로서 이제 서천한여농이 그 몫을 위해 힘찬 새 출발을 시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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