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국’에서’사람입국’으로 가자
‘수출입국’에서’사람입국’으로 가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10.07 00:00
  • 호수 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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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강연
이원덕 -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

   
  한국노사관계학회 수석부회장,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 한국노동연구원 원장(5, 6대), ‘사람입국신경쟁력특위’ 위원…. 이원덕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이 걸어온 길에는 항상 ‘노동’이나 ‘사람’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꿈꾸고 추구하는 가치가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강조하는 이 수석의 요즘 화두는 ‘사람이 희망’이다. 개발연대의 수출입국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람입국 패러다임을 열어 젖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960년대의 국가경영에서 박정희 모델은 나름의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빈곤에서 탈피해 산업화 시대로 들어서는 것이 당시에는 최고의 개혁 과제였고, 박정희 개발독재 세력은 그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연 평균 성장률 8%를 지속시키고, 국민소득을 1백 달러에서 1만 달러로 끌어올린 것도 개발연대의 긍정적 산물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개발연대 패러다임은 유효하지 않다.
1997년 외환 위기야말로 그것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가들이 요즘 즐겨 하는 말 중에 ‘박조(朴朝) 양식에서 탈피하자’는 것이 있다. 성냥 곽을 닮은 박정희 시대의 건축 양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발상의 전환은 전 사회 분야에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갈등과 긴장과 혼란을 가져온다.

기존의 질서에 익숙한 대중은 급격한 변화에 불편해 할 수 있으며, 기존 질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은 변화에 일단 저항한다. 그나마 민주화가 진전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억압적 지배도구도 동원할 수 없다. 그것이 참여정부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한쪽에서는 참여정부를 사회주의적 정책을 추진하는 좌파정권이라 공격한다. 반면에 또 다른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신봉하는 우파정권이라 비판한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냉전시대의 잣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 철저하게 실용주의 노선으로 가고 있다. 영미 국가에선 복지정책의 장점을, 북미 국가에선 신자유주의의 장점을 수용하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실용주의의 유일한 기준이다.

며칠 전 WEF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1년 만에 12단계나 뛰어오른 17위라고 발표했다. 그런 객관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실제보다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자기비하적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일부 언론은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원덕 수석은 보수 언론의 ‘위원회 공화국’ 비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도리어 그는 과거 노태우 정부의 21세기위원회가 30년 후의 한국 미래상을 구상하며 작성한 보고서 ‘2020한국’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사회적 현상이 안타깝다고 했다.


“과거에는 모든 정책이 중앙 부처와 관료 중심으로 입안되고 진행됐다. 물론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그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이나믹한 세상의 변화를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위원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민간에 있는 정책 전문가를 투입해 부처 간 정책 입안과 추진을 조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미국에는 전국에 걸쳐 1천여 개의 싱크 탱크가 있다.

그리고 그 중의 6백 개는 워싱턴에 위치해 있는데, 그들은 연방 정부와 의회를 지원한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정부가 바뀌어도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 180여 개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정책도 관료 중심으로 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극화 해소라는 게 이 수석의 주장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공히 7% 대를 유지했던 기업과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 증가율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전혀 상반된 상황을 보이고 있다.


각종 공적기금이 투입된 기업은 56%나 성장할 수 있었지만 가계와 개인의 그것은 도리어 0.7%로 급감했다는 것이 가장 상징적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심각한 비정규직 해소 문제 역시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편 앞으로 10월 한 달 동안 진행될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의 일정, 주제, 강사는 각각 다음과 같다.
△10월 6일: 새로운 동북아 질서와 한러관계(정태익 외교안보연구원 대사)
△10월 13일: 동양 신비의 고전 주역으로 풀어본 성공인생의 비결(김동완 사주명리학자)
△10월 20일: 100세까지 팔팔하게 사는 건강인생의 길(박상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10월 27일: 유비쿼터스 사회에 대비하는 성공적인 정보격차 해소정책(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

(전화문의 02-2203-3500)


<정지환 기자>

ssal@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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